문형배 '이런 모습 처음'…尹 측 추가증인 요청에 '벌떡'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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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헌법재판소, JTBC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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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8차 탄핵 심판 변론이 진행됐다. 재판관들은 재판 회차가 거듭될수록 피로가 누적됐는지 변론을 듣던 중 눈을 질끈 감거나 눈을 마시지 하는 모습, 머리를 부여잡는 모습 등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변호인이 다소 날 선 모습을 보이자 재판부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듯 변호인을 제지하기도 했다.

文대행 평정심 유지했는데…휴정 선언하고는 '벌떡'

헌법재판소에서 13일 시작된 이날 변론의 최대 쟁점은 12·3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이 국회를 통제하고 정치인·법조인 등의 체포 지시를 내렸는지 여부였다.

윤 대통령은 법정에 들어선 후 긴장한 듯 앞만 주시했다. 다소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증언이 많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증인신문 때 윤 대통령을 고개를 숙였다가 안도 섞인 탄식을 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10시에 시작된 조 원장의 심리가 12시를 넘어서면서 재판관들의 피로감도 엿보였다. 조 원장 심리 후반부에 들어서 이미선 재판관은 안경을 벗더니 수 분간 눈을 감고 눈과 미간 쪽을 마사지하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윤 대통령이 직접 조 원장에게 한두 가지만 질의하겠다고 요청하자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적어달라"고 말했다. 문서를 살펴보던 윤 대통령은 고개를 들고 놀란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눈이 동그래진 윤 대통령은 "적어서 할 문제가 아니라 제가 좀 (하면 안 되겠나). 규정상 본인이 직접 물을 수는 없게 돼 있냐"고 재판부에 물었다. 이에 변호인은 "규정의 근거가 무엇인지라며 "법적 근거를 들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윤 대통령은 "됐어"라면서 변호인 발언을 멈췄다.

출처=JTBC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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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행은 "평의를 종합한 결과, 불공정한 재판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저희가 만장일치로 의결한 것이고 그걸 바꾸길 원한다면 저희가 다시 논의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평정심을 유지한 문 대행은 조 원장 심리 말미에 증인 선택과 관련해 윤 대통령 측의 거듭된 요구가 이어지자 노골적으로 불편한 감정을 표했다. 윤 대통령 측이 재차 홍 차장의 증인채택에 대해 발언하자 문 대행은 변호인의 말을 끊고 "요지가 뭔가요"라고 반문했다. 김 변호사는 "홍장원에 대해 주 심문으로 시간제한 없이 증인 신청하는 바입니다"라고 답변했다.

문 대행은 다소 격앙된 어조로 "제가 서두에서 홍장원에 대해서 재판부 평의를 거치겠다는 말을 안 했나요"라고 물었다. 이에 김 변호사는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평의 거쳐서 답을 주십시오"라고 했다.

문 대행은 "휴정하고 오후 2시에 속개하겠다"고 인사도 없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본래 재판부가 재판 시작과 종료 후 재판 참여자들과 일어서서 서로 목례하는 게 법정 예절이다. 문 대행은 이전 변론 때는 항상 인사를 나눠왔기 때문에 다소 감정이 섞인 듯한 이날 모습이 주목을 끌었다.

유튜브 등 해당 영상 댓글에는 "재판관의 기분이 저렇게 고스란히 드러나도 되나", "누가봐도 짜증나 보인다", "감정적으로 하지 마라", "재판관이 갖는 권위와 국민적 신뢰는 입고 있는 법복과 앉아 있는 자리로부터 저절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행한 말과 행동으로부터 나온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출처=헌법재판소, JTBC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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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차 변론기일은 18일 2시 속행

휴정 후 2시부터 이어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심리 때 윤 대통령은 대체로 눈을 질끈 감은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은 김 전 청장에 대해 "영어의 몸이 될 게 아니라 (비상계엄) 상황에서 맡은 임무를 잘해서 칭찬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을 할 때 재판관 대부분 자리 앞 모니터 등을 응시했으나, 유일하게 김형두 재판관만 윤 대통령을 향해 의자 위치를 틀어 그의 말과 표정 등을 종합적으로 살폈다.

마지막으로 재판부가 유일하게 직권으로 부른 증인인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의 심리가 이뤄졌는데, 윤 대통령 측은 조 단장이 검찰 등에서 한 진술과 이날 한 진술에 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가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에게 받은 지시를 확대 해석해 지시를 부하들에게 하달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정계선 재판관은 순간 머리를 지끈 움켜잡으며 눈을 감기도 했다.

지금까지 8차례 진행된 탄핵 심리는 대부분 7~8시간 정도 장시간 이어지고 있다. 본래 8차 기일이 끝이었으나 오는 18일 9차 기일이 추가 지정됐고, 14일 증인 채택과 관련한 재판부 평의에 따라 추가 기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아무리 많은 재판 경험이 많더라도 이번처럼 진술의 양, 반복성, 사안의 중대성과 민감성 등을 갖춘 심리는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쉽지 않은 재판"이라고 평가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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