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새롭게 출범한 이재명 정권을 두고 "못생겨도 맛은 좋다"라는 감상평을 남겼다.
홍 전 시장은 16일 지지자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범보수 진영의 대선 패인을 분석한 한 지지자의 글에 자신의 정견을 밝혔다. 먼저 해당 지지자는 "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토론 전략을 잘못 짰다" 등의 주장을 폈다.
홍 전 시장은 이 글에 댓글로 "이번 선거는 대통령으로서 도덕성, 청렴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국정운영 능력만 본 선거"라며 "윤석열에게 데인 국민들의 선택"이라고 적었다.
홍 전 시장은 이어 "이재명 정권을 보면 과거 어느 과자 광고 카피가 생각난다. '매치 매치바'라는 과자 광고 카피"라고 덧붙였다. 매치 매치바는 1982년 당시 해태제과에서 출시한 초콜릿으로, "못생겨도 맛은 좋아"라는 광고 카피로 인기를 끌었다.
홍 전 시장이 해당 카피를 언급한 것은 대선 전 이 대통령을 둘러싼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유권자들은 이 대통령의 능력에 방점을 찍고 표를 던졌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능력주의 관점에서 이 대통령이 적임자라고 사실상 치켜세운 것으로도 보인다.
한편, 국민의힘 대선 경선 패배 후 미국 하와이로 떠난 홍 전 시장은 오는 17일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홍 전 시장은 표면적으로는 정계 복귀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그는 앞서 한경닷컴과 연락에서 "지금은 내가 할 역할이 없다", "정계 복귀할 생각 없다" 등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홍 전 시장은 하와이 생활을 마무리하는 지난 15일 페이스북에서 "빅아일랜드에서의 한 달은 가없는 태평양을 바라보면서 두 가지 국민들에게 지은 죄에 대해 속죄하고 앞으로 내 나라를 위해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그가 귀국 후 보수 재편 등 정치적 행보를 재개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하나는 홍 전 시장이 국민의힘을 향해 '3대 특검'으로 인한 위헌 정당 해산 가능성을 여러 차례 경고해왔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지난 9일에는 홍 전 시장 중심의 신당 창당을 요청하는 한 지지자에게 "알겠다"고 답한 것이 꼽힌다. 이에 홍 전 시장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손을 잡고 보수 재편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무성하다. 그는 최근 한경닷컴에 "국민의힘으로는 안 돌아간다"고 했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