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하나 없이 나무로 엮었다…'그랜드 링' 위 걸으며 전시관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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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13일 개막해 6개월간 열리는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상징물 ‘그랜드 링’의 야경. 그랜드 링은 세계 최대 목조 건축물로 못 하나 없이 기둥과 보를 연결하는 일본 전통 건축 기법으로 지어졌다. 안쪽에는 158개 참가국의 전시관이 마련돼 있다.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홈페이지

오는 4월 13일 개막해 6개월간 열리는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상징물 ‘그랜드 링’의 야경. 그랜드 링은 세계 최대 목조 건축물로 못 하나 없이 기둥과 보를 연결하는 일본 전통 건축 기법으로 지어졌다. 안쪽에는 158개 참가국의 전시관이 마련돼 있다.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홈페이지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빈곤 종식’ 등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한 개를 관람객이 선택하면 특정 악기와 연결된다. 인공지능(AI)이 작곡을 돕고 다른 관람객이 고른 악기와 함께 선율을 연주한다. 다음달 13일 일본에서 개막하는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오스트리아관에 마련되는 ‘공동 작곡’ 체험 프로그램이다. 오스트리아관 측은 “미래는 함께 만든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못 하나 없이 나무로 엮었다…'그랜드 링' 위 걸으며 전시관 한눈에

이번 엑스포는 5년마다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등록박람회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적 이벤트로 꼽힌다. 엑스포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자 주요 파빌리온(전시관)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158개 국가, 지역이 ‘생명이 빛나는 미래사회 디자인’이라는 엑스포 주제에 맞춰 다양한 관람객 참여형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주최 측은 총 2820만 명의 관람객이 엑스포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 목조 건축

이번 엑스포는 오사카의 인공 섬 유메시마에서 10월 13일까지 6개월간 열린다.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세계 최대 목조 건축물로 기네스북에 오른 ‘그랜드 링’이다. 둘레 2㎞, 지름 615m, 폭 30m, 높이 12~20m인 그랜드 링은 일본의 전통 건축 기법인 관공법으로 지어졌다. 못 하나 없이 기둥과 보를 연결했다. 교토의 명소 기요미즈데라(淸水寺)에 적용된 건축 공법이다. 그랜드 링은 상부와 하부 모두 통행이 가능하다. 관람객은 링 위를 걸어 다니며 링 안에 마련된 전 세계 전시관을 한눈에 훑어볼 수 있다. 매일 열리는 레이저쇼와 일몰도 상부에서 즐길 수 있다.

베토벤 악보를 연상시키는 오스트리아관 조형물

베토벤 악보를 연상시키는 오스트리아관 조형물

각국은 자국을 상징하는 요소로 전시관을 꾸몄다. 오스트리아관은 베토벤 교향곡 9번 4악장 ‘환희의 송가’ 악보를 담은 나선형 오선보가 하늘로 뻗어가는 모습의 목제 오브제를 설치했다. 5월 23일 ‘오스트리아의 날’에 예정된 빈 소년 합창단 콘서트에서 연주할 예정이다.

반다이남코관 앞에 전시된 ‘건담’ 모형

반다이남코관 앞에 전시된 ‘건담’ 모형

체코는 자국 출신 화가 알폰스 무하의 미완성 3부작 ‘세 시대: 사랑·이성·지혜의 시대’에서 영감을 얻은 250m 길이 벽화를 전시할 계획이다. 창의성을 강조한 작품이다. 스위스는 합성수지를 활용해 아름다운 자연을 묘사하는 등 ‘가장 가벼운 파빌리온’을 선보일 예정이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도 참가한다. 어려운 상황에도 평화를 호소하는 의미에서 참가하기로 했다. 군비 때문에 엑스포 참가 비용이 부담이었는데 일본엑스포협회가 짓는 건물을 쓰기로 했다.

◇첨단 헬스케어까지

‘생명’을 주제로 삼은 엑스포답게 첨단 헬스케어 기술을 체험할 수 있다. 오사카가 마련한 ‘헬스케어 파빌리온’은 AI를 활용한 비접촉식 혈당 측정 등 새로운 기술을 전시한다. 관람객이 카메라로 얼굴을 촬영하면 AI가 영상을 분석해 혈당, 젖산, 혈중 산소 농도, 심박수, 혈압 등 데이터를 보여준다.

첨단 재생의료 기술도 만날 수 있다.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로 키운 심장 근육 세포를 가공한 ‘심근 시트’가 전시된다. 심장 이식이나 인공심장 외 치료법이 없는 중증 심부전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파나소닉관

파나소닉관

일본 대표 기업도 총출동한다. 미쓰비시관은 높이 9m, 폭 11m 곡면 스크린으로 40억 년 전 생명이 태어난 지구의 심해에서 화성까지 7500만㎞에 이르는 인류의 여정을 보여준다. 파나소닉관은 최신 디지털 기술로 몰입 체험을 제공한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작년 1월 일본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무인 탐사선 ‘SLIM’의 4분의 1 크기 모형을 전시한다. 파소나그룹은 원격 조종할 수 있는 ‘하늘을 나는 수술실’을 선보인다.

미래 모빌리티도 경험할 수 있다. 이와타니산업의 수소연료전지선은 오사카 나카노시마에서 유메시마까지 승객을 태운다. 일본항공(JAL)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전시장 주변과 오사카, 효고현 아마가사키 해안 지역 상공을 비행할 예정이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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