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선거 참패에도…사퇴 안하겠다는 이시바 일본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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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참의원 선거 與 과반 붕괴

연립여당 47석 그쳐 목표 미달
중의원·참의원 모두 여소야대
닛케이 “구조적 불안정 빠져”

이시바 “제1당 책임 다할것”
추가 연정 확대에는 신중 입장
향후 국정운영 가시밭길 전망

지난 20일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패배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총리직 유지 입장을 고수하면서 향후 정국 운영에 거대한 불확실성을 드리우고 있다.

야당 뿐 아니라 여당내에서도 이미 사퇴 압박이 표출되고 있어 이시바 총리 뜻대로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할지 물음표가 커지고 있다.

이시바 무거운 발걸음참의원 선거 패배 직후인 21일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발언을 하기 위해 연단으로 향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시바 무거운 발걸음참의원 선거 패배 직후인 21일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발언을 하기 위해 연단으로 향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특히 자민당이 1955년 창당 이후 처음으로 중·참 양원 모두에서 소수여당으로 전락한 상황이라 향후 국정 동력은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21일 이시바 총리는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민당은 국민으로부터 매우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며“당 총재로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루 전 치러진 참의원(상원) 선거 결과 자민·공명 여당은 과반 유지에 필요한 최소 의석인 50석에 미치지 못하는 47석 확보에 그쳤다.

이시바 총리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겸허하고 성실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엄혹한 상황 속에서도 제1당의 지위를 부여받은 것은 감사한 일”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지만, 정치가 멈추지 않도록 제1당으로서의 책임, 국가와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해 총리직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시바 총리는 “앞으로는 말 그대로 가시밭길” 이라며 “더 성실히 국정을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총리직을 언제까지 유지할지에 대해서는 “기한을 생각하는 건 없다”며 “중요 과제에 대한 해결에 전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민·공명 연합의 패배 결과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정치가 구조적으로 중장기적 불안정 상태에 빠졌다”며“경제, 사회, 국민 생활 전반에 광범위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무엇보다 자민당이 양원 모두에서 과반에 미달한 상황에서 이시바 내각은 향후 국정 운영 과정에서 암초를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법안과 예산안 처리를 위해 매번 야당의 협조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도 추경정예산안을 가을 임시국회에서 심의할 예정인데 여당은 평소보다 더 자주 야당에 양보해야 할 수 있다.

이번 선거 패배로 자민당은 기존 연립정당인 공명당 이외 다른 정당까지 연정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민당이 안고 있는 문제는 새 총재를 뽑아도 여소야대 구도가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총리 지명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점이다. 야당이 한데 뭉쳐 특정 야당 대표를 지지하면 자칫 정권이 교체될 수 있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일본 언론은 자민당이 선거 직후 일부 야당을 끌어들여 연정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을 관측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현재로선 (연정을) 확대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공명당 이외 다른 정당들과도 진지한 논의를 통해 새 정치의 방향에 대해 공통점을 찾아가고 싶다”고 여지를 남겼다.

사진설명

향후 야당과 협력 전망도 비관적이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는 “민의는 이시바 정권에 명확하게 ‘노(NO)’라는 의사 표시를 나타냈다”며 여당과 향후 대립 노선을 분명히 했다. 제3야당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 이시바 정권에 협력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참정당 가미야 소헤이 대표도 “현 시점에서 여당과 손잡을 일은 없다” 고 일축했다.

일본 매체들은 이시바 총리와 여당 연합이 사안별로 정책 성향이 가까운 무소속 의원을 끌어들여 과반을 확보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시바 총리의 의지와 달리 당내에서 새로운 리더십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전날 아소 다로 자민당 최고 고문이 이끄는 아소파 의원들이 소집된 가운데, 아소 최고 고문은 “유임은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케이신문은 “대패를 당하면서 총리 책임론이 분출되는 건 불가피하다”며 “보수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내 쌓이는 불만이 이시바에게 향할 것인지가 초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당내에서 제기된 퇴진 요구에 대한 질문에 “국가와 당을 생각한 것이다. 나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그는 2007년 참의원 선거 패배 속 총리직 수행 의지를 밝힌 아베 신조 총리와 일화를 언급하며 “나 역시 당시를 떠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18년 전 상황처럼 자신도 총리직을 지키며 현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일본 매체들은 내부에서 리더십 교체론이 확산할 경우 차기 자민당 총재 후보로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 고이즈미 농림상,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등을 거론하고 있다. 일각에선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의 재등판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다만, 야당의 공세에도 세력이 분산돼 있다는 점은 이시바 정권에 유리한 점이다. NHK는 중의원에서 소수 여당인 상황에서도 그간 야당들이 합심해 여당과 맞섰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야당들이 똘똘 뭉쳐 정권교체를 압박해 나갈지 불분명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미일 관세 협상 일본 측 담당 각료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8차 협상을 위해 이날 미국으로 출국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이날 출국 직전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국익을 지키면서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일본과 미국이 합의할 수 있는 착지점을 찾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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