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릅택동’ 르브론 제임스가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기고문을 실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 홍콩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미국 매체 ‘CNN’은 “제임스가 최근 중국을 방문하면서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이례적으로 기고문을 실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는 현시점 외교의 수단으로 농구의 역할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관세 문제로 인해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고율 관세 부과를 언급한 상황. 중국은 이에 보복 관세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물론 90일 동안 관세 부과를 연기하기로 했으나 여전히 갈등을 겪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제임스의 ‘인민일보’ 기고문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가 외국 스포츠 스타의 기명 기고문을 실은 건 드문 일이다. 외국 스포츠 스타들이 중국 팬들과 소통하는 방식은 보통 중국 SNS를 통한 것”이라고 밝혔다.
즉 제임스는 SNS가 아닌 ‘인민일보’를 통해 이례적으로 소통한 셈이다. 과거 ‘릅택동’으로 불릴 정도로 중국에 있어선 관대했던 그가 이번에도 비슷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심지어 제임스는 청두 방문을 마무리,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이토록 따뜻한 환영과 사랑을 받는다는 건 내게 엄청난 경험이다. 이 마음을 다시 지역사회와 이 나라에 돌려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디애슬레틱’이 소식통을 통해 접한 정보는 이와 달랐다. 제임스가 중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한 건 사실이며 인용된 말도 맞지만 ‘인민일보’와 독점 인터뷰를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매체는 “제임스와 가까운 두 소식통은 그가 ‘인민일보’에 어떤 기고문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대신 그는 자신이 방문한 상하이, 청두에서 기자들과 단체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사에 인용된 제임스의 말은 사실이지만 특정 매체에 독점적으로 한 발언은 아니었다. 그리고 기고문으로 제출된 것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제임스가 ‘인민일보’에 기고문을 실었다고 알려진 것일까. ‘인민일보’ 기자가 제임스의 인터뷰를 편집, 기사로 게재하면서 논란이 발생했다. 그러나 자세한 상황을 보면 제임스의 인터뷰를 ‘인민일보’가 편집했다고 알려졌다.
제임스는 이번 중국 방문 인터뷰에서 “농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우리를 연결하는 다리다. 나는 정말 크 영광을 느꼈고 또 스포츠 교류를 촉진해야 한다는 책임을 더 깊이 인식하게 됐다. 나는 세 아이의 아버지다. 농구는 세대에서 세대로 꿈을 꿀 수 있도록 영감을 줄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중국에서 농구를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을 보며 나 또한 이곳에서 농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큰 문제 없는, 오히려 깊은 메시지를 주는 이번 인터뷰가 미국, 홍콩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건 바로 제임스의 과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 대릴 모리 단장은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의 메시지를 전했고 곧 글을 지웠으나 이미 상황은 돌이킬 수 없었다. 야오밍의 팀으로 중국에서 큰 인기를 자랑한 휴스턴 로케츠 단장의 메시지는 중국 내에서 엄청난 부정적인 반응을 낳았다.
그러나 NBA는 이에 대해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오히려 ‘표현의 자유’라며 감싸 안았다. 결국 중국은 NBA와의 교류를 끊었고 1년 동안 중계조차 없었다. 2022년에 중계가 재개되면서 다시 한 번 긍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문제는 제임스가 모리 단장에 대해 강한 비판의 메시지를 전한 것. 그는 “모리와 말싸움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가 당시 상황에 대해 충분히 교육받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그는 그런 말을 했다. 재정적, 신체적, 감정적, 정신적으로 많은 사람이 피해를 받을 수도 있었다. 우리는 SNS로 발언, 행동할 때 조심해야 한다. 물론 언론, 표현의 자유가 있으나 그것이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리가 잘못된 정보를 받았거나 상황에 대해 충분히 교육받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가 그걸 알고도 그렇게 했다면 그것 또한 그의 선택일 것이다. 나는 모르겠다. 그러나 이것이 나의 믿음이다”라고 덧붙였다.
제임스가 중국의 인권 탄압을 외면한 건 결국 사업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대부분의 반응이다. 실제로 그때는 중국이 NBA 관련 모든 사업을 취소, 이로 인해 큰 피해가 있었다.
다만 흑인 관련 사회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 이에 대한 발언을 아끼지 않았던 제임스가 ‘홍콩 시위’에 대해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많은 비판과 비난을 받기도 했다. 심지어 ‘릅택동’, ‘칭 제임스’ 등 여러 조롱이 가득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