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학-자치구, 창업 지원 사업
212억 원 투입 1000개 기업 육성
AI-로봇 등 인공지능 분야도 선정
관련 인재 육성 위한 대학 과정도
2022년 게임 기획사 ‘앵커드’를 창업한 백인우 대표(32)는 지난해 서울시의 캠퍼스타운 사업에 참여해 일본 회사 두 곳과 계약을 앞두고 있다. 회사 창업 후 애니메이션과 지식재산권(IP) 분야에서 강한 일본으로의 진출을 꿈꿨지만, 어떻게 시작해야할지조차 막막했다. 그러다 서울시 캠퍼스타운 사업의 일본 진출 프로그램을 만났다. 백 대표는 “서울대 캠퍼스타운에 입주해 창업가를 위한 멘토링과 비즈니스 매칭, 통역 지원을 받으면서 현지 파트너사를 발굴할 수 있었다”라며 “상반기(1~6월) 중 계약이 되면 회사에서 만든 게임 콘텐츠를 일본 회사에 확장해서 유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20개 대학에 212억 원 투입
서울시가 올해 서울 소재 20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캠퍼스타운 사업’에 212억 원을 투입해 약 1000개의 창업 기업을 육성한다고 19일 밝혔다. 2017년 시작한 캠퍼스타운은 서울시와 대학, 자치구가 함께 청년 창업가에게 공간을 제공하고 전문가 멘토링 등을 통해 창업과정을 돕는 사업이다. 9년간 서울 소재 39개 대학이 참여해 총 3321팀의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등 1만3954명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냈다.한국어교육콘텐츠 기업 ‘두부’를 창업한 길사결 대표(29)도 지난해 5월 경희대 캠퍼스타운에 입주해 외국인 창업자를 위한 교육을 받았다. 중국 국적으로 국내에서 대학을 졸업한 길 대표는 K팝과 한국 드라마와 같은 K콘텐츠와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해 한국어 학습 플랫폼을 만들었다. 길 대표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제작된 교재를 통해 낯선 창업 절차를 이해하는 큰 도움이 됐다”라며 “캠퍼스타운 프로그램이 확대돼 더 많은 외국인 창업자도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취업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창업기업 1000개 팀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각 대학별로 입주경진대회를 통해 우수 기업을 발굴해 캠퍼스타운 창업지원시설 공간을 제공하고, 전문가 멘토링, 투자유치 역량 강화 등 맞춤형 프로그램도 함께 지원한다. 특히 전체 1000개 기업 중 50% 내외를 AI·정보통신기술(ICT)·로봇 등 인공지능 관련 분야로 선정할 예정이다. 10% 이상은 창조산업 분야의 기업을 육성하고, 바이오, 소셜·환경, 제조업·유통 등 다양한 분야의 예비·초기기업을 발굴 육성한다.
또 1000개의 육성 기업 중 교내 창업기업을 400개로 확대하고 기존 2년이었던 창업기업의 입주 기간도 최대 3년까지 연장해 초기 단계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존 만 39세 이하로 제한돼 있던 캠퍼스타운 창업지원시설 입주기업 대표자 연령제한을 학생 창업(대학, 대학원) 및 동문창업(졸업생)의 경우 폐지해 창업 기회의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AI 창업인재 발굴에 주력서울시는 올해부터 창업 인재 육성을 위한 교과 과정을 시범 운영해 예비·초기 창업자 발굴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고려대 등 총 14개 대학에서 관련 신규 교과·비교과 강의를 개설·운영하고, 창업대학원 신설 등 창업 친화 학사제도를 도입해 교내 창업 활성화를 위한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캠퍼스타운 창업기업 연매출액은 2022년 처음으로 1000억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48% 증가한 1878억을 기록했다. 또한 2022년부터 4년 연속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혁신상 수상기업을 배출하기도 했다. 주용태 서울시 경제실장은 “올해는 AI, 로봇,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의 창업 인재를 집중 발굴 육성해 경제성장의 주체인 스타트업 성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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