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북중미월드컵 사전 쇼케이스’…클럽월드컵이 남긴 기후 대응과 구조적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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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앞)이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럽월드컵 준결승에서 PSG의 곤살루 하무스에게 실점하고 있다. 이스트러더퍼드(미 뉴저지주)|신화뉴시스

레알 마드리드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앞)이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럽월드컵 준결승에서 PSG의 곤살루 하무스에게 실점하고 있다. 이스트러더퍼드(미 뉴저지주)|신화뉴시스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이 막을 내렸다. 역대 최대 규모라는 성장을 이뤘지만, 기후 대응과 안전, 그리고 외교 문제 등 내년 북중미월드컵 준비를 위해 해결해야 할 여러 과제도 함께 드러났다.

14일(한국시간) 2026북중미월드컵 결승 장소인 미국 뉴저지주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럽월드컵 결승전에서는 첼시(잉글랜드)가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을 3-0으로 완파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클럽월드컵과 월드컵 결승이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는 점은 이번 대회가 월드컵을 향한 ‘사전 쇼케이스’라는 의미를 더욱 짙게 했다.

지난달 15일 막을 올려 약 한 달 간 미국에서 진행된 클럽월드컵은 처음으로 참가팀 수가 32개국으로 확대됐다. 기존 2년마다 열리던 대회를 4년 주기로 바꾸고, 총상금은 약 10억 달러(1조3829억 원)에 커졌다. 2022카타르월드컵의 상금 총액인 4억4000만 달러(약 6085억 원)보다 2배 이상 많은 액수다.

그러나 여러 변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가장 큰 변수는 폭염 등 이상기후였다. 미국 전역을 뒤덮은 열돔(Heat Dome) 현상은 대회 기간 동안 선수단과 팬 모두를 괴롭혔다.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 플루미넨시(브라질)의 준결승전은 36도의 더운 날씨 속에 진행됐다. 첼시는 베이스캠프가 있던 필라델피아주의 기온이 43도에 육박하면서 훈련을 취소하기도 했다.

레알 마드리드 주드 벨링엄(오른쪽)이 파추카와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도중 얼굴에 물을 끼얹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출처|FIFPro 홈페이지

레알 마드리드 주드 벨링엄(오른쪽)이 파추카와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도중 얼굴에 물을 끼얹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출처|FIFPro 홈페이지

폭염뿐 아니라 낙뢰와 기상 악화로 인해 총 6경기가 지연됐다. 6월 29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뱅크오브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첼시와 벤피카(포르투갈)의 16강전은 낙뢰로 2시간 넘게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도 발생했다. FIFA는 내년 월드컵에서 경기 시간 조정, 돔구장 활용 등 대응책을 검토 중이지만, 일정과 장소 변경은 방송사, 지역사회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 문제이기에 마냥 쉬운 일은 아니다.

잔디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FIFA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미식축구 전용인 일부 인조잔디 구장에 천연잔디를 임시 설치했다. 특히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는 온난지대용 잔디를 심었지만, 갑작스러운 일교차와 급조된 설치로 인해 잔디 품질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경기 외적 이슈도 불거졌다. 특히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해 미국 전역으로 퍼진 이민자들의 대규모 시위로 인해 경기장 방문을 망설이는 관중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월드컵의 치안 문제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외교적 리스크도 존재한다. 내년 월드컵에 출전하는 이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 사이 외교 갈등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양국은 최근 무력 충돌로 인해 긴장이 고조됐다. FIFA는 이란 대표팀이 되도록 캐나다나 멕시코에서 경기를 치르도록 조정할 계획이나,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클럽월드컵은 분명 북중미월드컵을 향한 리허설로서 의미 있는 교훈을 제공했다. 그것이 내년 월드컵을 위한 준비로 이어지려면, 총체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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