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두 영풍 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MBK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분쟁에 참전 중인 영풍(000670)이 행동주의 타깃이 됐다.
머스트자산운용은 25일 영풍 측에 MBK와 맺은 경영협력계약 내용 공개와 자사주 전량 소각, 무상증자 및 액면분할, 투자부동산 자산재평가, 밸류업 공시 등의 내용을 담은 서한을 발송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영풍 지분 2% 이상을 보유한 비지배주주다. 답변 기일은 오는 29일로 요청됐다.
머스트운용 측은 “영풍은 순자산의 90%가 고려아연 지분과 서울 중심부 빌딩으로 구성돼 그 자산의 퀄리티가 매우 좋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주식시장에서 사실상 제일 싸게 거래되고 있다”며 “영풍의 기업 거버넌스와 주주정책에 대한 자본시장의 큰 실망감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머스트운용은 MBK와 영풍이 맺은 경영협력계약 내용은 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머스트운용은 “고려아연 이벤트가 일단락되기 이전에 계약 내용을 오픈해줄 것을 요청드리지는 않겠다”면서도 “영풍이 가지고 있는 풋옵션에 대해선 옵션대상주식의 수, 옵션행사시기, 옵션주식 할당비율 등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답변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영풍이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를 전량 소각할 필요성도 언급됐다. 영풍이 지난 10년 이상 소각하지 않고 지속해서 보유 중인 6.62%의 자사주를 소각하고, 다가올 주주총회에서 자사주를 보유하지 않고 소각하는 것에 대한 정관 조항을 추가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1000%무상증자 혹은 10분의 1 액면분할을 통해 유통주식 수를 늘리고, 거래량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머스트운용은 “영풍의 주당 순자산은 200만원을 초과하기에 PBR 0.5로만 거래돼도 주당 100만원이 넘는 시가가 된다”며 “현재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국내 상장사 중에선 주당 100만원이 넘는 기업이 없다. 무상증자 혹은 액면분할을 통해 주주 불편함을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영풍이 현재 서울 시내에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자산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고려아연 지분 풋옵션 행사를 통해 유입될 현금 자산의 활용 계획을 포함한 밸류업 공시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두용 머스트자산운용 대표는 “여러 차례의 비공개 레터와 미팅을 통해 영풍 측에 짧지 않은 시간동안 소통을 드렸지만 실질적인 답변을 받지 못 했다”며 “만약 이번 요청에도 거버넌스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함이 없는 형식적인 답변인 경우 영풍의 현재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