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수익률이 높은 대형 증권사 이용자들이 두산에너빌리티와 한전기술 등 원전 관련주를 집중 매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가가 하락한 바이오·제약주에도 매수세가 몰렸다.
13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를 이용하는 수익률 상위 1% 투자 고수들은 지난 4~11일 두산에너빌리티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 기간 주가가 4.12% 빠졌지만 주가 내림세를 저가 매수 기회로 본 분위기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사업으로 이익을 낼 시점이 2030년대로 예상되는 와중 주가가 미리 상승하고 있다”며 “별다른 이벤트가 없는 시기엔 조정을 거칠 수 있지만, 연내 한미정상회담, 인공지능(AI) 액션데이, 소형모듈원자로(SMR)과 가스터빈 수주 등 모멘텀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투자고수들은 이 기간 주가가 2.23% 내린 알테오젠도 많이 사들였다. 알테오젠은 올 4분기부터 머크의 키트루다SC를 통한 마일스톤 수익이 발생할 전망이다. 최근엔 알테오젠 2대주주인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가 코스닥에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 이전 상장하라는 요구를 밝히기도 했다.
순매수 3위는 실리콘투였다. 실리콘투는 지난주 주가가 0.37% 내렸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실리콘투는 실적이 구조적 개선 흐름을 타고 있다”며 “마진·브랜드·지역 모두에서 질적 성장을 이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인적분할 계획을 취소한 파마리서치(순매수 4위)에도 순매수세가 몰렸다. 파마리서치는 에스테틱 사업을 신설법인 ‘파마리서치’로 떼어낸다는 계획을 지난달 발표했으나 투자자와 국회 안팎 등의 반대 분위기에 지난 8일 분할 계획을 철회했다. 증권가는 파마리서치가 올 2분기 분기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액자산가들은 SK하이닉스를 집중 매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 계좌 평균 잔액이 10억원 이상인 고액자산가 투자자들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3일까지 SK하이닉스를 7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고액자산가들은 최근 항체 신약 물질을 기술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에이비온을 46억원 순매수했다.
네이버(순매수 3위), 한미반도체(4위), 한화(5위) 등도 한국투자증권을 이용하는 고액자산가들의 순매수 상위 목록에 올랐다
두 증권사 순매수 상위 명단에 공통으로 오른 종목은 두산이었다. 미래에셋증권 투자고수들은 두산을 여섯번째로 많이 순매수했다. 한국투자증권을 이용하는 자산가들은 두산을 2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두산은 최근 정부 정책 기조에 따른 기대감에 주가가 오르고 있다. 상법 개정에 따라 지주사에 투자가 몰리는 와중 자사주 소각 정책에 따라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게 시장 예상이다. 자사주가 줄어들면 주당순이익(EPS)이 올라간다. 두산이 보유한 자사주는 발행주식 총수의 10%를 웃돈다.
자체 사업인 전자BG 부문 실적 기대감도 받고 있다. 두산은 AI 반도체 핵심 소재인 동박적층판(CCL)을 지난해 11월부터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