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7% 오른 ‘ARKK’
비중 톱10 중 3개 코인株
고점 매도 후 테슬라 줍줍
투자자 자금 썰물 행진에
손실 50% 보전 상품 내놔
국내 투자자들에게 ‘돈나무 언니’로 잘알려진 월가의 기술주 강세론자 캐시 우드가 가상자산(코인) 관련주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올해 S&P500지수보다 약 20%포인트 초과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드가 관리하는 아크인베스트의 간판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아크 이노베이션(ARKK)’는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27.07%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 상승률(6.67%)을 큰 폭으로 웃도는 수치다.
ARKK의 지난 10일 마감가인 73.56달러는 2022년 2월 이후 최고치다.
액티브 전략으로 투자 종목을 활발하게 교체하는 이 상품은 테슬라(9.3%)를 최대 비중으로 하며 코인베이스, 로쿠, 로블록스 등 41개 기업을 담고 있다.
올해 ARKK 상승세는 테슬라가 아닌 가상자산 관련주가 주도하고 있다.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로도 유명한 우드는 ARKK의 투자 비중 상위 10개 종목 중 3개(코인베이스, 로빈후드, 서클)를 가상자산 관련주로 편입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뉴욕증시에 새롭게 상장한 서클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큰 이득을 봤다. 우드는 서클이 상장한 첫날 ARKK에 2억5200만달러(약 3460억원)어치를 편입했고, 이날 서클은 종가 대비 125.08% 상승했다.
최근 들어 우드는 일부 가상자산 관련주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 우드는 서클 주가가 최고점이었던 6월 23일을 앞두고 네 차례에 걸쳐 2억5600만달러(약 352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7월 들어서는 로빈후드와 코인베이스를 각각 630만달러(약 87억원), 560만달러(약 77억원) 순매도했다. 그가 가상자산 관련주에 대한 포트폴리오 비중 조절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드는 중소형 성장주도 꾸준히 사모으고 있다. 이달 ARKK는 테라다인(1730만달러)과 빔세러퓨틱스(1260만달러), 템퍼스AI(850만달러) 등을 순매수했다. 연초 대비 주가가 18% 떨어진 테슬라도 2710만달러(약 370억원)어치 담았다.
ARKK의 올해 상승률이 시장 평균을 뛰어넘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우드가 내놓은 상품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은 ARKK를 2024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월간 기준으로 18개월 연속 순매도했다.
우드의 공격적인 투자 전략이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ARKK는 2022년에 고점 대비 81% 폭락한 적 있다. 주가가 많이 반등한 최근 기준으로도 2021년 2월에 기록했던 156.58달러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이에 아크인베스트는 버퍼형 ETF 출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버퍼형 ETF란 정해진 기간을 기준으로 주가 하락 손실을 보전해주는 대신 투자자의 수익을 일부 제한하는 상품이다.
이달 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는 아크인베스트의 ‘아크 디파인드 이노베이션’ ETF 시리즈가 4종 등록됐다.
ARKK를 비교자산으로 설정한 이들 상품은 매 분기(1·4·7·10월) 단위 기간 1년을 두고 ARKK의 주가 하락분의 절반을 보전해 준다. 예를 들어 ARKK가 1년 새 50% 떨어지면 이들 상품은 25%만 하락한다.
특이한 점은 이들 시리즈가 최대 수익률 제한 없이 ARKK 상승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성장주 위주 투자로 높은 상승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ARKK의 이점을 살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대신 ARKK가 5%의 수익률 ‘허들’을 넘지 못하면 투자자는 수익을 한 푼도 가져갈 수 없다. 아크인베스트는 등가격(ATM) 콜옵션을 매도하고 그 수익으로 외가격(OTM) 콜옵션과 등가격 풋옵션을 매수해 이 같은 상품 전략을 구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