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대표 10인의 '톱픽'…"고배당·코스피·AI 펀드 모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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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에는 어떤 펀드가 유망할까.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대표 10명에게 물었더니 ‘국내 주식과 국내 고배당주, 미국 기술주’라는 답이 돌아왔다. 정부의 강력한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으로 상장사의 주주환원이 늘어나면 국내 주식, 그중에서도 배당주가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을 이끌어가는 미국 기술주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많았다.

그래픽=김하경 기자

그래픽=김하경 기자

“하반기 고배당주 더 달린다”

자산운용사 대표들은 하반기 국내 고배당주 성과가 돋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대표 10명을 대상으로 하반기에 수익률이 좋을 것으로 전망되는 자사 펀드와 타사 펀드를 한 개씩 꼽아달라고 요청한 결과다. ‘신영 고배당’은 타사 추천 펀드 목록에 유일하게 두 번 이름을 올렸다. 2007년 운용을 시작한 국내 대표 배당주 펀드다. 최근 배당주가 주목받으면서 올 들어 32.2%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우석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개정안이 통과되면 고배당주로 수급이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사 펀드 가운데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를 꼽은 곳도 세 곳이나 됐다. KB자산운용은 ‘RISE 코리아금융고배당’, 한화자산운용은 ‘PLUS 고배당주’, 키움자산운용은 ‘KIWOOM 고배당’ ETF를 추천했다. 김영성 KB자산운용 사장은 “은행 등은 최근 효율적인 자본 재배치를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비롯한 기업 가치가 개선될 것”이라며 “꾸준히 배당을 이어갈 수 있는 체력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 상승세 이어질 것”

국내 증시 상승세를 염두에 둔 펀드 추천도 눈에 띄었다. 코스피200 지수에 투자하는 ETF인 ‘KODEX 200’은 자사와 타사 추천 목록에 한 번씩 이름을 올렸다. 김종호 한화자산운용 사장은 “국내 주식시장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고수익 테마형 상품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시장 전체를 매수하면 업종별 편중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VIP 한국형가치투자’도 자사와 타사 추천 펀드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VIP자산운용의 김민국 대표는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저평가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가치투자 펀드”라며 “오랜 기간 국내 주식에만 투자하면서 쌓인 노하우를 운용보고서 등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시장 상승세를 이끈 주도 업종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SOL KEDI메가테크액티브’는 시장 상황에 맞춰 미래 산업을 이끌 테마에 투자하는 ETF다.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사장은 “최근 1년 동안 코스피200지수보다 네 배 높은 성과를 낸 ETF”라며 “국내 증권사 설문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테마와 종목을 선정하는 만큼 빠르게 변하는 투자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국내 방산주에 투자하는 ‘PLUS K방산’, 국내 수출 주도 기업에 투자하는 ‘하나 K-ing’ 펀드도 추천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AI 산업의 중심, 美 기술주

자산운용사 대표들은 미국 기술주의 장기 성장성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AI는 단기에 끝날 테마가 아니라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 기술이라는 논리다. 미국 기술주 펀드 가운데선 AI 주도주 10개에 투자하는 ‘KODEX 미국AI테크TOP10’,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발굴하는 ‘TIMEF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와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액티브’를 추천했다. 김기현 키움투자자산운용 사장은 액티브 ETF를 추천한 이유로 “나스닥지수를 기반으로 주요 AI 기업을 시의적절하게 편입하는 상품”이라며 “시장 상황에 맞춰 빠르게 대응하면서 초과수익을 내고 있다”고 했다.

AI 산업 성장에 필수적인 반도체와 전력 인프라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를 추천한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은 “반도체산업을 파운드리, 장비 등 4개 업종으로 분류해 고루 투자하는 ETF”라며 “AI와 반도체 업종 성장은 함께 이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를 추천한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사장은 “미국 정부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등 AI 인프라 확충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전력 관련 기업 수혜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AI산업에서 중국 기업이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사장은 ‘TIGER 차이나항셍테크’를 추천하면서 “중국 AI 기업 딥시크의 등장을 기점으로 중국 기술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원만하게 해결되면 중국 증시가 활력을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긴 호흡에서 꾸준히 성과를 낼 수 있는 펀드도 주목할 만하다. ‘TIGER 토탈월드스탁액티브’를 추천한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단일 국가가 아닌 세계 경제의 구조적 성장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장기 성과가 중요한 연금 투자에서 핵심 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ETF”라고 설명했다. 타임폴리오운용의 대표 펀드인 ‘타임폴리오 위드타임’은 2019년 출시 이후 연간 기준 한 번도 손실 없이 연평균 13.3% 수익을 내 추천 펀드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나수지/맹진규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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