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광속 사이드암’ 정우영(LG 트윈스)이 돌아왔다.
LG는 13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정우영을 1군에 콜업했다. 정우영이 올 시즌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날이 처음. 이후 해당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다.
2019년 2차 2라운드 전체 15번으로 LG에 지명된 정우영은 빠른 투심 패스트볼이 강점인 우완 사이드암 투수다. 통산 345경기(337.2이닝)에서 24승 23패 8세이브 112홀드 평균자책점 3.33을 작성했다.
가장 빛났던 시기는 2022시즌이었다. 67경기(58이닝)에 나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2.64와 더불어 35홀드를 수확, 홀드왕에 올랐다. 이런 활약을 발판삼아 이듬해 펼쳐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태극마크를 달고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좋지 못했다. 2023시즌 60경기(51.2이닝)에 출격했으나, 5승 6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70에 그쳤다. 이후 2024시즌 27경기(22.2이닝)에서도 2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76에 머물며 반등하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정우영은 비시즌 구슬땀을 흘렸다. 자비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트레드 에슬레틱스로 향해 6주간 개인 훈련을 할 정도로 열정이 넘쳤다.
이후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도 누구보다 열심히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당시 정우영은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성적을 떠나 내 구위와 마운드에서의 자신감을 되찾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며 “2년 간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아직까지 기대를 해주시는 팬 분들이 많이 계신다. 감사드린다. 이제는 좋았을 때 모습으로 돌아가 팬 분들이 야구 보실 때 불안함 없이 편안하게 보실 수 있는 야구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하지만 성과를 곧바로 보지는 못했다. 시범경기 기간 다소 부진한 투구를 펼쳤고, 그 결과 퓨처스(2군)리그에서 개막을 맞이했다. 염경엽 감독은 정우영을 2군으로 내려보내며 “구속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다. 140km 후반의 공으로도 충분히 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데 그 이상을 원하다 제구가 흔들린다”면서 “2년 동안 부진했으니, 이제는 방법을 바꿔야 한다. 제구를 잡고, 변화구를 추가하며, 슬라이드 스텝 등을 빠르게 하는 등 세밀한 부분을 다듬었으면 한다”고 분명한 메시지를 남겼다.
그리고 정우영은 퓨처스리그에서 차분히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성적은 7경기(6.1이닝) 출전에 3홀드 평균자책점 2.84. 마지막 등판이었던 11일 고양 히어로즈(키움 2군)전에서 0.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으며, 이날 오랜만에 1군의 부름을 받게됐다.
흔들림 없이 본인이 가진 것을 보여주기만 한다면, 정우영은 LG 불펜에 큰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선수다. 구위가 워낙 매서울 뿐 아니라 경험 또한 풍부한 까닭이다. 정우영이 완벽히 부활한다면 2위 한화에 0.5경기 차로 쫓기고 있는 LG는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과연 정우영은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LG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까.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