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인상 시사한 정부
세제 개편 예상 시나리오
전년比 종부세 인상폭 상한선
150%→300%로 확 늘릴 수도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도 검토
임대사업자 세제혜택 축소하고
1주택자 장특공제도 손질 예고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들썩일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고가 주택과 다주택자를 겨냥한 부동산 세제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집값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강남 아파트에 대한 보유 부담을 확대해 집값 상승률을 억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7월 세법개정안에 담길 '부동산 세제 개편안' 관련 세부 내용을 막판 조율하고 있다. 부동산 세제는 보유세인 종합부동산세·재산세와 거래세인 양도소득세·취득세로 나뉜다. 이 가운데 정부는 종부세를 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가 1주택과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부담을 확대하는 안이 안팎에서 거론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의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면서 "근본적으로 부동산 기대수익률을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종부세는 부동산 공시가격에 기본공제액인 1인당 9억원을 차감하고, 공정시장가액비율(현행 60%)을 곱해 과세표준을 정한다. 과세표준에 보유 주택 수에 따라 차등해 0.5~5.0%의 세율이 곱해진다.
정부가 가장 먼저 꺼낼 수 있는 카드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이다. 법이 아닌 시행령 개정 사항이어서 정부 의지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만약 정부가 이를 80~95%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면 세율을 올리지 않아도 종부세 부담을 끌어올릴 수 있다. 또 고가 1주택을 대상으로 종부세 과표 구간을 세분화하는 방안이 언급되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올해 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같은 한 채라도 20억·30억·40억원 등 구간을 촘촘히 해 보유세를 정교하게 적용하자는 제안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종부세가 오르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서울 핵심지를 중심으로 세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시가 25억원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 보유세는 2021년 500만원대까지 뛰었다가 윤석열 정부 당시 종부세율 및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 영향으로 2023~2025년 200만원대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올해 들어 공시가격이 대폭 상승하면서 보유세 부담이 400만원대 중반까지 올라갔다. 이 대통령이 "선진국 수준으로 보유세 부담을 높이겠다"고 한 만큼 시가 25억원의 고가 주택을 소유한 1주택자도 보유세 부담이 현재 보다 2~3배 더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장원 세무법인 리치 대표(세무사)는 매일경제신문이 운영하는 부동산 유튜브 채널 매부리TV에 출연해 "원래 종부세를 많이 내야 하는데, 세 부담 상한선(150%) 때문에 계산된 세금보다 적게 내는 사람들이 현재 많다"면서 "문재인 정부 때처럼 세 부담 상한선을 300%로 상향하면, 2개년도만 지나도 이들 세금이 최대 9배까지 뛸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거주하지 않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대책도 나올 전망이다. 먼저 1주택자 양도세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이 대폭 축소될 예정이다. 현행 1가구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 기간에 따라 최대 40%, 거주 기간에 따라 최대 40%를 적용해 합산 최대 80%까지 양도차익을 공제해준다. 정부는 이 중 보유 기간 공제 비중을 낮추고, 거주 기간 공제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당초 거론됐던 주택 수 기준에서 주택가액 기준으로 과세 체계를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방안은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앞서 5억원짜리 주택 세 채를 가진 다주택자가 50억원짜리 고가 1주택자보다 보유세 부담이 더 높아지는 데 대해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단일세율로 종부세·재산세율을 정하지 않는 한 매년 주택 가격이 바뀌기 때문에 주택가액 기준으로 과세하는 것은 불합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20억원 이하까지 다주택자도 종부세 중과를 하지 않는다고 가정해보면 3주택자의 공시가 합산액이 올해 19억원에서 내년 20억원으로 오를 경우 해당 납세자에게는 곧바로 종부세 부담이 발생한다.
아울러 취득세 등 거래세 개편 역시 중장기적인 과제로 밀리는 분위기다. 취득세를 낮추면 거래 정상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지방재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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