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사이다 명칭 규제 추진…북유럽 생산국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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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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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사과나 배를 주원료로 만든 제품에만 '사이다(cider)' 명칭 사용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북유럽 생산국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식품 표시 기준을 넘어 EU 단일시장 운영과 전통 식품 보호 정책의 방향을 둘러싼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웨덴과 덴마크, 핀란드 출신 유럽의회 의원들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사과 또는 배 주스를 주원료로 사용한 제품만 '사이다'로 표시하도록 하는 규정을 추진하는 데 반대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수박과 블루베리 등 다양한 과일 향을 첨가한 사이다를 생산하고 있으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제품은 '사이다 기반 음료(cider-based beverages)'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다.

북유럽 국가들은 프랑스와 스페인 생산업체들이 전통 제품을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자국 산업에 유리한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새로운 기준이 특정 국가의 생산 방식을 우대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세계적인 맥주 업체 칼스버그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소머스비 브랜드를 생산하는 칼스버그는 새로운 마케팅 기준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업계를 분열시키며, EU가 추진하는 경쟁력 강화 정책과도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칼스버그의 크리스티안 헤닝센 글로벌 대외협력 책임자는 "유럽 생산자들과 단일시장이 문화적·지리적 기준에 따라 불필요하게 분열될 것"이라며 "집행위원회는 단순화와 경쟁력 강화라는 EU 정책 기조에 어긋나는 이번 기준 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 진영에는 핀란드군 장성 출신인 유럽의회 의원 페카 토베리도 포함됐다. 그는 다른 의원 5명과 공동 기고문을 통해 "2027년 여름 술집에서 사이다를 주문했을 때 전통 사이다인지, 사이다인지, 사이다 음료인지를 다시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새로운 분류 체계가 소비자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U 외교 소식통은 소비자들이 장인이 만든 고가 제품과 저가 공산품을 충분히 구분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새로운 표시 제도는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강한 반발이 이어지자 집행위원회는 기존 방안을 일부 완화했다. FT가 입수한 최신 수정안에는 제품을 '클래식 사이다', '사이다', '사이다 음료' 등 세 가지로 구분하는 절충안이 담겼다.

이 안에 따르면 클래식 사이다는 사과주스 함량이 100%여야 하며, 일반 사이다는 최소 35% 이상의 사과주스를 포함해야 한다. 사이다 음료는 이보다 낮은 최소 기준을 적용받는다.

집행위원회는 EU 시장 전체에 적용할 조화로운 기준을 마련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회원국들과 추가 협의를 이어가며 EU 사이다 산업 전체에 도움이 되는 대안을 계속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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