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결장한 토트넘이 리버풀의 우승 들러리가 됐다. 리버풀은 4경기를 남겨두고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조기 확정했다.
토트넘은 28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4-25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5-1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토트넘은 11승 4무 19패(승점 37)로 16위로 추락했다. 다시 리그 연패가 됐다. 이미 강등 3팀이 확정된 상황.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확정했지만, 최악의 시즌을 받아들이게 됐다.
리버풀은 25승 7무 2패(승점 82)로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2위 아스널(승점 67)과 15점 차다. 리버풀은 지난 2019-20시즌 이후 5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최정상에 올랐다. 이날 승리로 리버풀은 잉글랜드 1부 리그 무대 통산 20번째 우승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함께 최다 우승 타이를 이뤘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9년 동안 팀을 이끌었던 위르겐 클롭 감독이 떠나고, 아르네 슬롯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슬롯 감독은 이전까지 네덜란드 에리디비시 페예노르트를 이끌고 지도력을 인정받았지만, 빅클럽 경험의 부재로 우려의 시선이 따랐다. 그러나 슬롯 감독 체제의 리버풀은 초반부터 상승세를 지켜나가며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한편, 토트넘의 손흥민은 이번 경기도 결장했다. 벌써 4경기다. 지난 7일 사우스햄튼전 출전 후 발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했다. 토트넘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4강에 진출하며, 손흥민은 보되/글림트와의 4강 1차전 복귀할 것이라는 예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부상 악화 소식까지 들리며 복귀 일정을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리버풀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루이스 디아스, 코디 학포-도미닉 소보슬러이-모하메드 살라, 알레시스 맥알리스터-라이언 흐라번베르흐, 앤드류 로버트슨-버질 반다이크-이브라히마 코나테-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 알리송 베케르가 출전했다.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마티스 텔-도미닉 솔랑케-브레넌 존슨, 제임스 매디슨-아치 그레이-루카스 베리발, 데스티니 우도지-벤 데이비스-케빈 단소-제드 스펜스, 굴리예모 비카리오가 나섰다.
토트넘의 출발이 좋았다. 이른 시간 앞서갔다. 전반 11분 코너킥 상황에서 매디슨의 크로스를 박스 안 솔랑케가 수비 경합을 뚫고 헤더로 강하게 연결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토트넘의 기쁨이 오래가지 못했다. 집중력을 높인 리버풀이 빠르게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리버풀은 점유율을 높여갔다. 전반 15분 소보슬러이가 토트넘의 우측 하프스페이스를 파고들었고, 살라가 타이밍에 맞춰 패스를 찔렀다. 소보슬러이는 박스 안쪽에서 반대편으로 패스를 내줬고, 쇄도하던 디아스가 슈팅으로 연결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부심의 깃발이 올라가 있었다. 소보슬러이의 침투를 오프사이드라고 판정한 것. 디아스는 실망했지만, 주심은 VAR실과 소통 후 온사이드가 확인되며, 득점이 인정됐다. 스코어는 1-1이 됐다.
분위기를 잡은 리버풀이 스코어를 뒤집었다. 동점골 후 9분 만에 승기를 가져왔다. 전반 23분 전방 압박을 통해 리버풀은 토트넘의 빌드업을 방해했다. 토트넘은 리버풀의 압박에 고전하다 박스 앞쪽에서 볼을 뺏기고 말았다. 흐른 볼을 잡은 맥알리스터가 그대로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고, 비카리오 골키퍼의 선방을 뚫고 골망을 출렁였다.
리버풀은 내친 김에 격차까지 벌렸다. 전반 33분 코너킥 상황에서 크로스 후 흐른 볼을 학포가 잡아냈다. 학포는 수비 경합을 뚫고 소유권을 가져왔고, 원터치 슈팅으로 돌려놓으며 3-1을 만들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토트넘이 변화를 꾀했다. 새 선수를 투입해 가라앉은 분위기를 잡아보고자 했다. 토트넘은 그레이, 매디슨을 빼고 데얀 쿨루셉스키와 파페 사르를 투입해 중원을 강화했다.
그러나 리버풀이 토트넘의 전의를 제대로 꺾어버렸다. ‘파라오’ 살라가 쐐기를 박았다. 후반 17분 토트넘의 공격을 끊어낸 뒤 소보슬러이가 빠르게 치고 달렸다. 소보슬러이는 리버풀의 페널티 박스부터 토트넘 페널티 박스까지 돌파를 이어간 뒤 우측면으로 패스를 내줬다. 패스를 받은 살라가 토트넘의 수비를 속인 뒤 왼발로 마무리 지으며 골망을 갈랐다.
살라는 득점 후 한 팬이 들고 있는 휴대폰을 집어 들고는 함께 ‘우승 확정 셀카’을 찍는 세리머니를 펼치며 안필드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이어 리버풀은 전력을 가다듬었다. 후반 23분 소보슬러이, 학포를 빼고 커티스 존스, 디오구 조타를 투입했다. 토트넘은 공격을 강화했다. 동시에 텔, 솔랑케를 빼고 윌손 오도베르와 히샬리송을 투입했다.
리버풀의 득점 행진이 멈추지 않았다. 이제는 토트넘의 자책골까지 유도했다. 후반 25분 다시 한번 토트넘의 공격을 끊어내고 역습을 만들었다. 박스 앞 조타의 슈팅이 토트넘 수비 맞고 박스 안쪽으로 향했다. 이때 쇄도하던 아놀드가 발을 뻗어 반대편으로 넘겨줬다. 살라가 슈팅 기회를 노렸지만, 우도지가 이를 막는 상황에서 자책골을 기록하고 말았다.
리버풀은 마지막까지 전력을 가다듬었다. 후반 31분 아놀드, 디아스를 빼고 엔도 와타루, 하비 엘리었을 투입했다. 이어 후반 37분 맥알리스터를 대신해 다윈 누녜스를 투입했다.
토트넘의 의욕은 ‘0’이었다. 4점 차를 좁히지 못할 정도로 힘이 없었다. 오히려 리버풀이 27골 18도움을 기록 중인 살라의 ‘20-20(단일 시즌 20골 20도움 이상)’을 돕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었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토트넘은 무기력함 속 고개를 떨궜다. 리버풀은 20번째 우승을 홈팬들과 함께 자축하며 최고의 순간을 맞이했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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