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스위치 캐머런 버지스(오른쪽)가 27일(한국시간)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끝난 EPL 3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3으로 져 강등이 확정된 후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출처|EPL 홈페이지
잉글랜드 최상위 리그인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챔피언십(2부)에서 승격팀들의 자리는 더 이상 없는 것일까.
2024~2025시즌 EPL 20개 팀 중 다음 시즌 강등될 3팀이 모두 결정됐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을 앞두고 챔피언십에서 승격한 입스위치 타운, 레스터시티, 사우샘프턴이다. 시즌 4경기를 남겨두고 각각 18위(4승9무21패·승점 21), 19위(4승6무24패·승점 18), 20위(2승5무27패·승점 11)로, 산술적으로 잔류의 마지노선인 17위 웨스트햄(9승9무16패·36)을 따라잡을 수 없게 됐다.
직전 시즌이었던 2023~2024시즌에도 승격 3팀이 모두 한 시즌 만에 곧장 2부로 떨어졌다. 루턴 타운, 번리, 셰필드 유나이티드가 나란히 18~20위에 그쳐 고배를 마셨다. 2023~2024 시즌과 2024~2025시즌 연속으로 승격팀 전원이 강등된 것은 EPL 역사상 최초다.
EPL 승격팀들의 연이은 강등 사례는 1부와 2부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영국의 회계법인 딜로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2021~2022시즌 EPL 20개 구단의 총 수익은 55억 파운드(약 10조 5366억 원)인 반면, 챔피언십 24개 구단은 6억7600만 파운드(약 1조 2950억 원)를 벌어들였다.
하지만 이듬해에는 EPL이 61억 파운드(약 11조 6861억 원)로 크게 늘어났으나, 챔피언십은 7억 4900만 파운드(약 1조 4349억 원)로 전년 대비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2021~2022시즌 두 리그의 수익 차이는 48억2400만 파운드(약 9조 2416억 원)였지만, 2022~2023시즌 격차는 53억5100만 파운드(약 10조2512억 원)으로 더 커졌다.
물론, EPL 사무국 차원에서도 하부리그 팀들과 균형 발전을 아예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EPL은 낙하산을 의미하는 ‘패러슈트 지불금’이라는 이름으로 매 시즌 일정 금액을 챔피언십 클럽에 분배한다. EPL에서 강등된 구단에 제공해 다음 시즌 다시 한번 승격에 도전하게 하고, 궁극적으로 EPL 구단들과 재정 격차를 줄이기 위함이다. 하지만 거대 자본이 계속 유입되는 EPL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