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악연이 있는 심판을 다시 만난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는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경기 3번 중견수 선발 출전한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같은 지구팀과 경기하는 샌프란시스코는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 윌리 아다메스(유격수) 이정후(중견수) 맷 챞먼(3루수) 윌머 플로레스(지명타자) 엘리엇 라모스(좌익수)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 패트릭 베일리(포수) 타일러 핏츠제럴드(2루수)의 라인업을 예고했다. 로건 웹이 선발로 나선다.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이번 2연전에 배정된 심판조다. 이날 경기 1루심으로 필 쿠지가 예고됐다. 로테이션상 하루 뒤 시리즈 최종전에 주심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쿠지 심판은 이정후와 악연이 있다. 지난 18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원정경기로 되돌아가보자.
당시 9회 타석에서 대타로 나온 이정후는 타격 도중 헐거워진 헬멧을 다시 쓰기 위해 손으로 헬멧을 가볍게 쳤다.
문제는 쿠지 주심이 이 행동을 시범경기 때 시범 도입된 ABS(자동 스트라이크존 판독 시스템) 챌린지를 요청하는 신호로 받아들인 것.
정규시즌에는 스프링캠프와 달리 ABS 챌린지가 운영되지 않는다. 때문에 심판들은 이런 행동을 스트라이크존 판정에 대한 불만의 표현으로 이해하고 있다.
당시 심판 조장이었던 댄 벨리노는 풀기자단을 통해 “시범경기 기간 우리가 경험했던 일들 때문에 메이저리그에서는 선수들이 자신의 헬멧을 치는 행동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정규시즌에서 그 신호를 하는 것은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에 대한 시비로 해석될 것이다.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불만을 드러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가 어떤 의도였는지는 말하지 않겠다. 쿠지는 그에게 ‘이봐, 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그렇게 머리를 치면 안 돼. 마치 판정에 불만을 드러내는 것처럼 보이잖아’라고 말했지만, 언어 장벽 때문에 이정후가 그 말을 알아듣지 못한 거 같다. 일종의 의사소통 문제였다”는 설명을 내놨다.
이정후는 당시 타석에서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쿠지 주심에게 ‘아이 돈 스피크 잉글리시(영어 못해요)’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쿠지 주심이 통역 한동희 씨를 따로 불러 이정후에게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경기 후 “오늘 심판분이 약간 예민하셨던 거 같다”는 말을 남겼었다.
이정후가 경기 도중 심판과 충돌한 일은 또 있었다. 26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홈경기에서는 9회 상대 투수의 높은 몸쪽 공을 피하는 과정에서 오스틴 존스 주심이 ‘투구가 손에 맞았고, 스윙이 이뤄졌다’는 이유로 삼진을 선언해 논란이 됐었다.
당시 이정후는 한동희 씨를 직접 불러 공이 손이 아닌 배트에 맞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었다.
[샌디에이고(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