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원 아파트값 주간동향
대통령실 이전 공약 쏟아지자
집값 상승률 과천 이어 2위
2억 줍줍에 LH청약홈 마비
대선 정국에서 대통령실의 세종시 이전 등 공약이 나오며 세종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아파트 거래량도 두 달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2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셋째주(21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0.23% 상승했다. 2주 전(-0.07%)까지만 해도 하락세를 보였던 세종시 아파트 값은 지난주(0.04%) 상승 전환했고 이번주엔 더욱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 값이 전주보다 0.01%, 지방 아파트 값이 0.04%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큰 서초구와 송파구도 0.18% 수준이다. 세종시 집값 상승폭은 과천(0.28%)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부동산원은 "정주 여건이 양호한 고운·다정동 위주로 상승하며 세종시 전체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다정동 가온5단지 중흥S클래스센텀시티 전용면적 84㎡는 지난 15일 6억98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같은 평형이 5억원대 후반~6억원대 초중반에 팔린 바 있다. 어진동 중흥S클래스센텀뷰 전용 84㎡는 지난 1일 8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거래량도 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거래량은 이달 1~24일 74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 거래량(375건)의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이며, 이 같은 추세라면 3월 거래량(781건)을 뛰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시 집값이 들썩이고 거래량이 급증하는 것은 대선 정국을 맞아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유력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7일 "세종을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만들겠다"며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임기 내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당 차원에서 세종 이전을 약속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바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선거 국면이 끝나면 현실에 부딪혀 기존 가격으로 수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세종시에서 2억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이른바 '줍줍' 물량이 나오자 청약자가 몰려 청약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이날 세종시 산울동 산울마을5단지 '세종 파밀리에 더파크' 4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이 진행됐는데 청약자가 몰려 홈페이지가 다운됐다. 접수 마감을 앞두고 복구가 지연되자 LH는 청약 접수를 하루 연장하기로 했다.
[이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