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처럼 가슴 움켜쥐고 쓰러진다? 심장마비는 ‘미묘한 느낌’으로 온다

6 hours ago 2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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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마비’하면 십중팔구 가슴을 움켜쥐며 주저앉거나 쓰러지는 장면이 떠오를 것이다.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고 또 본 클리셰(상투적인 표현)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심장마비 증상은 이처럼 극적이지 않다.

많은 사람이 심장마비 증상을 오해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칠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현실적인 심장마비 이미지로 인해 실제 증상이 나타났을 때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치료를 미루다 나중에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심장마비는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작스럽게 막히거나 좁아져 혈류가 차단되면서 심장 근육이 손상되는 상태다. 피가 안 통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심장 손상은 커진다.

영화와 TV의 상투적 표현이 낳은 부작용

영화처럼 갑작스럽고 강렬할 통증이 없으며 심각한 문제라고 여기지 않아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

하지만 실제 심장마비는 극심한 통증보다 미묘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모호한 불편감, 압박감, 조이는 느낌, 설명하기 어려운 이상한 느낌 등이다. 스트레스가 많거나 바쁠 때 사람들은 이러한 증상을 무시하기 쉽다.과학전문 매체 어스 닷컴(earth.com)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대학교 알링턴 캠퍼스 간호학과 교수인 앤 에크하트(Ann Eckhardt) 박사와 그의 연구실 동료들은 이러한 오해가 실제로 사람들의 대처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연구 했다. 이를 통해 대중의 인식과 의학적 현살 사이에 위험한 간극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 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증상에 대한 오해로 갖는 잘못된 기대, 골든타임 놓쳐

연구진은 가슴 통증 인식 설문지를 개발해 미국 전역의 597명(평균 나이 54세)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다. 실제 현실은 예상보다 훨씬 놀라웠다.

학술지

심장과 폐: 심폐 및 급성 치료 저널( Heart & Lung: The Journal of Cardiopulmonary and Acute Care)에 발표한 연구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5%가 TV나 영화와 같은 매체를 통해 심장마비 정보를 습득했다고 밝혔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많은 사람이 자신이 알고 있는 ‘전형 적인 증상’과 다르면 ‘심장마비일 리 없다’며 적극적인 대처를 미룰 위험이 크다.

심장마비는 꼭 날카로운 통증을 동반하는 게 아니다. 그보다 약한 신호로 증상을 알리는 경우도 흔하다. 많은 사람이 날카로운 통증 대신 막연한 불편함이나 조이는 느낌을 경험한다. 증상이 애매하다 보니 조금만 더 지켜보자며 치료를 미루고, 이로 인해 골든타임을 놓쳐 상황을 더욱 나쁘게 만들 수 있다.

심장마비 증상에 대한 대중 인식 바꿔야

에크하트 박사는 의료진의 질문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가슴 통증이 있습니까?”라고 묻는 것이 아니라, “불편함, 압박감, 조임, 쥐어짜는 느낌이 있습니까?”처럼 환자들이 자신이 느끼는 증상을 자유롭게 설명할 수 있는 질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 방식이 환자의 상태를 더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으며, 환자 스스로 증상을 과소평가하지 않도록 도와준다고 에크하트 박사는 덧붙였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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