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마션' 배경된 중동의 나라..."한국 로맨스물, 요르단에서 찍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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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은 유적지 페트라의 나라이다. 붉은 사막 와디럼은 안 가 본 사람은 말을 하지 말라는 곳이다. 사해(死海)는 수영을 못하는 사람도 물 위에서 자유롭게 떠다닐 수 있다. 무엇보다 사구(沙丘) 곧 모래언덕이 곳곳에 있는 나라이다. 요르단은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는 죽기 전에 가봐야 할 버킷 리스트 최상위의 관광지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을 계기로 한국에 온 요르단 왕립영화위원회(The Royal Film Commission-Jordan) 관계자들은 부산으로 가기 전인 18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한 호텔 컨퍼런스룸에서 연 ‘필름 인더스트리 로드쇼(Film Industry Roadshow)’를 통해 요르단이 관광의 나라가 아니라 진정한 영화의 왕국임을 공표했다. 요르단 영화위원회 매니징 디렉터 모한나드 알 바크리와 인터뷰를 나눴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요르단 영화위원회 매니징 디렉터 모한나드 알 바크리. / 필자 제공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요르단 영화위원회 매니징 디렉터 모한나드 알 바크리. / 필자 제공

“요르단 영화산업은 국왕 폐하가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직접 챙기고 계신다. 요르단은 자원이 없고, 무엇보다 석유가 나지 않는다. 유적과 인적 자원이 국가적 자산이다. 영화산업을 중요시하는 이유이다. 특히 한국 대중문화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데에 주목하고 있다. 국왕께서 한국 영화계 사람들이 요르단에 많이 오기를 희망하고 계신다.”

지금까지 요르단에서는 흔히 생각해온 것 이상으로 많은 영화가 촬영됐다. 할리우드 영화만 해도 1962년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시작으로 2023, 2024년의 <듄 1, 2>에 이르기까지 다음의 표와 같다.

요르단에서 촬영된 할리우드 영화 리스트. / 필자 제공

요르단에서 촬영된 할리우드 영화 리스트. / 필자 제공

한국 영화와 드라마 촬영도 심심치 않게 진행돼왔다. 2014년 화제의 드라마 <미생>은 한국 최초의 요르단 촬영 드라마였다. 2023년에는 현빈 주연의 <교섭>의 촬영지였고 2024년에는 감독 김태용이 여배우 탕웨이와 함께 <원더랜드>를 찍었다. 영화 속에서 탕웨이가 맡은 바이리가 고고학자이고, 그녀의 유적 발굴 장면이 요르단에서 찍혔다. 최근에는 희극인 박명수가 연예프로그램인 <위대한 가이드>를 통해 요르단의 사막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김태용 영화 '원더랜드' 스틸 컷. / 사진 출처. 네이버영화

김태용 영화 '원더랜드' 스틸 컷. / 사진 출처. 네이버영화

“요르단이 중동지역에 있다 보니 한국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요르단은 서쪽으로는 이스라엘, 북에는 시리아, 동쪽엔 이라크가, 남쪽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로 둘러싸여 있다. 분쟁지역의 한가운데다. 그럼에도 요르단의 국제정세는 백 퍼센트 안전한 상황이다. 요르단은 그 어떤 분쟁에도 휩싸이지 않는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전쟁 초기에 이란이 이스라엘에 쏜 미사일이 요르단 영공을 통과했음에도 요르단은 철저하게 중립을 지켰다. 요르단에서의 영화 작업 환경은 그 어느 곳보다 안전하다. 통신망 수준도 세계적이다. 통신 네트워크가 잘 발달 돼 있어 영화 촬영에 최적화돼있다.”

모한나드는 한국 영화계가 요르단에 오기를 희망하며 여러 인센티브 및 리베이트 제공을 약속했다.

“요르단 그 어느 장소에서 촬영하든 최대 45%까지 리베이트를 제공한다. 수도 암만에는 실내 세트장인 올리브스튜디오도 갖춰져 있다. 요르단의 문화적 가치가 영화 안에 들어가는 경우 더 큰 혜택을 부여받게 된다. 국왕께서는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단순히 한국 영화의 촬영 유치만이 아니라 한국과의 공동제작 가능성도 타진해 보라고 하셨다. 요르단 영화산업이 다른 나라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는 것은 이렇게 왕립이라는 것, 국왕의 주요 관심 산업이라는 점이다.”

압둘라 2세인 빈 알 후세인 왕은 젊은 시절, 할리우드에서 영화 <스타워즈>에 카메오로 출연할 만큼 영화광의 면모를 지닌 인물이다. 모한나드 알 바크리 매니징 디렉터는 “한-요르단 간 공동제작의 물꼬를 트는 건 로맨스물일 수 있다”면서 “한-요르단 남녀의 러브스토리를 누군가 개발한다면 요르단이 적극적으로 후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르단 왕립영화위원회는 내년 상반기 한국 영화인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팸투어를 계획 중이다. “요르단으로 오시라!” 매니징 디렉터 모한나드가 다시 한번 강조한 말이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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