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동아시아 위기 발생에 대비해 미군 핵무기 사용을 가정한 도상 연습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몇 년간 양국이 미·일 확장억제대화(EDD)에서 동아시아 비상사태 때 미군이 핵무기를 사용하는 시나리오를 논의해 왔다고 26일 보도했다.
양국은 사태 추이에 따른 협력, 여론 관리, 정보 공유 범위 등 핵무기 사용과 관련한 과제를 검토했다.
양국이 핵무기 사용을 논의한 게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교도통신은 “중국과 북한, 러시아의 군사 활동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 핵우산을 강화하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어 “일본은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주장해 왔지만 미국 핵우산에 의존해 방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양측은 미국의 핵 보호 내용을 담은 확장억제 관련 첫 번째 가이드라인을 작성했다고 발표했다. 안보상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일 안보조약 제5조에 따라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할 때 두 국가가 취할 조치를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5조에는 미국이 일본 영토를 무력 공격으로부터 방어할 의무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EDD는 미국과 일본의 외교·국방당국 실무 협의체다. 2010년 시작돼 매년 1~2회 열린다. 올해는 지난 6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회담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첫 장관급 회담이 도쿄에서 열렸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북한의 핵 개발 대응에 따른 동맹 강화가 주요 안건이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