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프트파워와 첨단기술로 재무장
상품-서비스 날개 단 ‘차이나쇼크 2.0’
서울, 미중 로보택시 각축장 될 수도
‘규제 탕핑’ 깰 전략적 규제 개혁 필요
가격으로 승부를 걸던 ‘메이드 인 차이나’는 급성장한 소프트파워와 첨단 기술로 재무장하고 있다. 서비스 수출 성장세도 과거와 다른 점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24년 중국 정보기술(IT) 서비스 수출액은 장난감이나 신발 수출보다 많았다. 중국의 컨설팅, 연구개발 등 기타 사업서비스 수출도 철강, 의류 수출을 앞질렀다. 전기차 로봇 드론 등 고부가가치 상품을 수출하면 관련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서비스 등 지식집약 서비스가 따라붙는 식이다.
전기차가 대표적이다. 중국 BYD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4위로 올라섰다. 일본 혼다는 한국에서 철수하지만, 중국 지커 자동차는 서울 대치동에 매장을 냈다. 중국이 전기차를 수출하면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 서비스도 패키지로 함께 팔린다. 우리는 제대로 된 실증 실험이나 자율주행 데이터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는데, 자율주행 택시(로보택시) 글로벌 2위 회사인 중국 바이두의 ‘아폴로 고’는 이미 한국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자율주행 기술 세계 상위 20개 기업 중 미국은 14곳, 중국은 4곳, 한국은 1곳이다.
신기술을 실험할 시장은 더 작다. 2013년 우버, 2016년 카카오 카풀, 2018년 타다 등 교통 혁신이 등장할 때마다 당국이 규제로 막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수요와 공급을 통제하던 20세기 교통 인허가 제도는 건재하지만, 규제가 또 다른 규제를 낳는 ‘폰지 규제’에 시달린 혁신은 정체됐다.뉴욕, 런던 등의 승차 공유 비중은 90%에 육박한다고 한다. 서울은 거꾸로다. 택시가 90%다. 자율주행 택시는 강남에서 야간에 제한적으로 7대가 운영된다.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는 전통적 개념의 택시 위주로 시장이 유지되고 있으며 자율주행 택시는 본격적인 테스트조차 못 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이 고정밀 지도 반출 제한을 비관세 장벽으로 문제 삼은 것처럼 나중에 로보택시 개방을 압박할 수 있다. 19세기 말 조선이 청일전쟁의 전장이 됐듯이 안방 시장을 미중 로보택시의 각축장으로 내어줄 판이다.
한국에서 규제 개혁은 모두가 외치지만 아무도 하지 않는 일로 여겨진다. 개혁 건수는 많아도 혁신 기술의 진입을 막는 덩어리 인허가 규제는 잘 깨지지 않는다. 자율주행 규제만 해도 국토교통부 산업통상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경찰청 등에 퍼져 있다. 규제 완장을 찬 공무원은 많고 혁신 실패에 대한 책임은 떠넘기기 쉬운 ‘핑퐁 구조’다. 자율주행시스템은 자동차관리법을, 운전자 책임은 도로교통법을 따라야 한다. 오죽하면 감사원이 “신기술 도입 과정에서 부처 간 이견으로 정부의 의사 결정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기술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을까.
거미줄처럼 얽힌 기존 진입 규제의 적용을 배제하는 특례 조치가 없으면 자율주행과 같은 국가적인 미래 전략 산업은 피기도 전에 고사한다. 이를 피하려면 국가가 공들여 키울 미래 전략 산업의 방향부터 먼저 세워야 한다. 국가 전략과 예산 지원, 투자를 연계하고 규제를 푸는 전략적 규제 개혁 3종 세트가 필요하다. 자율주행, 로보택시와 같은 미래 전략 산업의 경우 중장기 국가 발전 전략 수립과 예산을 관리하는 기획예산처가 전략 방향의 큰 틀을 잡고 규제합리화위원회가 각 부처의 규제 개혁 성과를 일사불란하게 관리하는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호주처럼 택시 면허를 인수할 로보택시기금을 설치하거나 싱가포르처럼 기존 택시업계의 로보택시 지분 참여나 운전기사의 자율주행 감독관 등의 전직 지원을 통해 산업 전환 과정의 갈등을 최소화하는 큰 그림을 그린다. 창업도 서비스 수출 시장도 키울 수 있다.중국에서는 생존을 위한 빡빡한 무한 출혈 경쟁을 뜻하는 ‘네이쥐안(內卷)’이 일상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드러눕는 ‘탕핑(躺平)’은 도태를 뜻한다. 교통 혁신과 관련해서 한국은 13년간 ‘탕핑’에 가깝다. 자율주행과 로보택시까지 뒤처지면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 산업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 20세기 규제를 고수하는 ‘탕핑 코리아’와 생존을 위해 무한 경쟁을 하는 ‘네이쥐안 차이나’의 승부는 결말이 뻔한 드라마다. 덕수궁 옆 중국 티 브랜드는 차이나쇼크 2.0의 예고편에 불과하다. 반도체 초호황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박용 논설위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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