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말한다…‘2번타자 김재환’ 더 이상 실험이 아니다, 국민타자는 진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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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김재환.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거포 김재환(37)은 첫 풀타임 시즌이었던 2016시즌부터 2024시즌까지 소화한 5113타석 중 4번타자로만 무려 4261타석(83.3%)에 들어섰다. 이마저도 성적이 크게 떨어진 2023시즌 이후 타순이 오르락내리락한 영향이다. 2016년부터 2022년까지는 4077타석 중 무려 92.6%인 3777타석을 4번 타순에서 소화했다. ‘부동의 4번타자’로 이미지가 확고했다. 2021시즌 후 그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을 때 두산 구단 관계자가 “김재환은 대체 불가”라고 강조했을 정도로 상징적 존재였다.

그러나 최근 2년(2023~2024시즌)은 그 이미지가 다소 옅어진 게 사실이다. 2023시즌의 부진으로 인해 타순이 오르락내리락했다. 이 기간에도 4번(484타석) 타순을 가장 많이 소화하긴 했으나, 5번(273타석)과 6번(163타석)으로 출전한 빈도 또한 높았다. 언제든 홈런을 터트릴 수 있는 타자라 중심타선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다를 듯하다. 일본 미야자키 2차 스프링캠프 기간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까지 김재환은 꾸준히 2번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3차례 시범경기에서도 모두 2번타자로만 나섰다(11타석). 김재환~양의지~제이크 케이브~강승호~양석환을 2~6번에 배치하는 게 기본 구성이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미야자키 캠프 중반까지도 김재환의 2번타자 기용과 관련해 테스트 차원으로 접근했다. 당시 그는 “2번 타순에서 찬스가 많이 걸리더라. 김재환이 역할을 해줘야 할 것 같아서 계속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한 실험이 아니다. 구단 데이터팀과도 계속 논의한 끝에 현재로선 김재환의 2번타자 배치가 최선의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이 감독 부임 이후 2시즌 동안 두산의 2번타자 타율이 0.256(9위)으로 좋지 않았던 점도 고려했다. 같은 기간 2번타자의 득점권 타율은 최하위(10위·0.245)였다.

이 감독은 “데이터를 보니 3번~4번~2번타자의 순으로 기회가 많이 찾아왔다”며 “그동안 2번 타순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던 터라 누가 들어가면 좋을까 생각했다. 외국인타자를 2번으로 쓰기는 조금 아까운 측면도 있고, 발이 빠르지 않은 선수들과 밸런스도 맞춰야 했다”고 설명했다.

2번 타순이 강해지면 득점력도 크게 높일 수 있다. 김재환의 2번 배치가 성공하면, 팀과 개인 모두에게 이득이다. 이 감독은 “여러 가지를 생각했을 때 김재환이 2번에 들어가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꾸준히 갈지,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바뀔지는 봐야겠지만, 현재로선 김재환에게 2번을 맡기는 게 우리 팀의 가장 이상적 타순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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