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직전 ‘막차 수요’…서울 아파트 거래 하루새 60% ↑

20 hours ago 2

12억 이상 고가 거래 40% 넘어…강남·목동 등 곳곳서 신고가
자금 부담에 일부 계약 해제…향후 매수세 위축 가능성도

서울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매물 안내문이 붙여져 있다.  2025.7.1/뉴스1

서울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매물 안내문이 붙여져 있다. 2025.7.1/뉴스1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 시행 전날, 서울 아파트 시장에 막차 수요가 몰리며 하루 만에 매매 건수가 6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된 주택 중 12억 원 이상 고가 매물 비중도 전체의 40%를 넘었고, 일부 단지는 신고가를 기록했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서울 아파트 매매계약 건수(실거래가 등록 해제 제외)는 212건으로, 전날(133건)보다 59.4% 증가했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방안’ 시행을 하루 앞둔 시점으로, 규제 적용을 피하려는 계약이 대거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거래 신고 기한(부동산 계약 후 30일 이내)이 남아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

6·27 대출 규제에 따라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최대 한도는 6억 원으로 제한됐으며, 주담대를 받을 경우 6개월 내 전입신고 의무가 부과된다. 생애최초 주택구매자의 주담대 담보인정비율(LTV)은 기존 80%에서 70%로 강화됐다. 다만 28일 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납부한 경우에는 종전 규정이 적용된다.

특히 매매가 12억 원 이상 아파트 거래는 86건으로, 전체의 40.5%를 차지했다. 이 같은 고가 매물은 강남·강동·마포·양천·영등포·성동구 등에 집중됐다.

실제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2차 전용면적 160.28㎡(8층)는 98억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2단지 전용 97.92㎡(15층)는 28억 500만 원에, 마포구 염리동 염리삼성래미안 전용 59.76㎡(14층)는 13억 6500만 원에 각각 거래되며 최고가를 찍었다.

서울 마포구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맷값이 12억 원 수준인데, 6억 원 대출 한도 내에서 중간 가격대 이상 아파트 매수가 쉽지 않다”며 “대부분 대출 한도 제한을 감안해 계약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막상 계약을 서둘러 체결했지만 자금 조달 등의 문제로 이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제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27일 실거래 등록된 거래 중 29건이 며칠 내 해제됐다. 업계는 중복 등록 외에도 계약 진행이 어려워 취소한 경우가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수석위원은 “12억~20억 원대 아파트 중심으로 규제 시행 전날 계약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자금 조달 문제 등으로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로 향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매매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규제 회피 수요가 소진된 이후에는 거래량이 일시적으로 줄고, 고가 아파트 중심의 매수세는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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