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 수사]
드론사, V 보고서에 “자정쯤 날려야”
특검 “지시따라 레이더 꺼” 진술 확보
김용현 등 은폐 관여 가능성 수사
복수의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특검은 드론사가 지난해 10, 11월 백령도의 국지방공레이더 운용 주체인 해병대사령부 측에 작전 사실을 통보하지 않은 사실을 파악해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병대는 지난해 1월경부터 백령도에 레이더를 두고 북한에서 날아오는 드론 등을 포착해왔다. 레이더망에는 드론사가 북한 방향으로 날리는 드론도 충분히 감지되는 만큼 드론사가 해병대사령부 쪽에 사전에 작전 개시 통보를 했어야 한다는 것이 특검의 시각이다.
특검은 당시 이 레이더가 군 지휘부의 지시에 따라 야간에 꺼져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을 아는 군 관계자는 특검 등에서 “지난해 가을 무렵부터 레이더를 야간에는 운용하지 말라는 지침이 있었다”며 “북한이 날려보내는 드론이나 오물풍선에 대비해야 하는데 주간에만 운용하라는 내용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특검은 드론사가 지난해 ‘평양 드론 작전’ 과정에서 규정 등을 어기고 한국 공군 측에 ‘작전 일지’를 제출하지 않은 정황도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군이 우리 드론을 요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전에 유관기관끼리 작전을 공유하는 절차가 필요한데, 이런 과정이 없었다는 것. 특검이 지난달 21일 경기 평택시 오산 기지 내부를 압수수색한 것도 이런 ‘공군 패싱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차원으로 알려졌다.특검은 드론사가 지난해 6월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평양 드론 작전’을 보고하기 위해 만든 ‘V 보고서’에 “자정쯤 드론을 날리는 방안”을 적시한 사실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론사가 아군의 눈을 피해 드론을 날리는 등 적극적으로 작전 자체를 은폐하려 한 의도가 있었다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특검은 이런 은폐 과정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육군 비선 조직’이 관여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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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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