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감축법)’을 놓고 주요 경제 관련 부처들이 감축 수준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23일 국회에 제출했다. 민주당의 탄소감축 속도를 더 높이자는 주장에 대해 정부가 산업에 끼치는 영향 등을 감안할 때 감축 속도를 더 늦출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정부마저 여당의 감축안에 유보적인 입장인 만큼 법안 개정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 “나중에 많이 줄이자”
기후에너지환경부 산업통상부 기획예산처 재정경제부 등 주요 부처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후위기특별위원회 탄소중립기본법심사소위원회에서 탄소감축법 개정 관련 정부 의견을 제출했다.
의견서에 따르면 기후부는 온실가스 감축 경로를 선형경로 이상의 수준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형경로는 매년 같은 속도로 탄소를 감축하는 방식이다. 선형경로 이상은 초반에 더 많이 줄인다는 의미다. 선형경로 이하는 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에 가까워질수록 더 많이 줄이는 방식이다.
기후부는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감축 경로에 대한 예측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선형 대비 목표를 완화하는 법안은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헌재는 2024년 기존 탄소감축법이 2030년까지의 탄소감축 목표만 제시하고,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구체적인 감축 경로를 두지 않은 것에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미래 세대에 과도한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반면 경제 관련 부처들은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 산업부는 제조업 기반 유지 및 산업계 부담 증대와 기술 발전 상황에 따른 높은 불확실성 등을 종합 고려할 때 2035~2050년 장기 감축 경로를 선형경로 이하로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예산처와 재경부는 2035년 이후의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수치로 법제화하는 것 자체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더 회의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재경부는 중장기 감축 목표를 꼭 법률로 설정해야 한다면 선형보다 낮은 수준의 목표를 규정하되 정부가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단서 조항을 달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 부처는 “제조업 기반은 한 번 상실하면 회복하기 어렵다”며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 등 미래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탄소감축 의무는) 최소한의 의무 수준으로 규정하는 등 정책적 유연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국힘 “정부·여당 의견 일치 필요”
이날 법안소위에선 민주당 의원들이 더 공격적으로 탄소감축에 임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를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측은 다음 법안소위에 정부·여당의 일치된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특위 소속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감축 경로별 비용과 편익 분석 등 기본적인 자료에 대한 검토도 없이 대한민국 산업과 미래 세대 일자리가 걸린 중요한 감축 경로 입법을 졸속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 부처도 민주당이 주장하는 조기 감축 경로에 사실상 반대 의견을 낸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선 여야 비쟁점 법안 114건이 통과됐다. 자신이 사망하거나 도피해 형사처벌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범죄수익을 독립적으로 몰수·추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기업공개 진행 과정에서 증권 신고서 제출 전 기관투자가를 미리 확보해 사전 투자 수요조사를 허용하는 내용(코너스톤 투자자 제도)의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이 처리됐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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