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진핑과 北 논의… 中 대만 공격시 방어 질문엔 답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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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정상회담]
트럼프 “中, 보잉기 200대 구입 약속”… 美기업인 수천억 달러 투자도 강조
習 “건설적 관계” 경쟁구도 재정의… NYT “中권위 새 단계 직접 보여줘”
트럼프 “김정은과 연락… 관계 좋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차담회를 갖고 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친구’라고 부르면서 “우리는 환상적인 무역합의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집무실과 관저 등이 있는 중난하이는 1972년 당시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이 마오쩌둥 중국 주석과 미중 화해를 논의한 ‘미중 데탕트’의 상징적인 장소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차담회를 갖고 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친구’라고 부르면서 “우리는 환상적인 무역합의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집무실과 관저 등이 있는 중난하이는 1972년 당시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이 마오쩌둥 중국 주석과 미중 화해를 논의한 ‘미중 데탕트’의 상징적인 장소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화해적 표현을 쏟아냈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인민해방군 행진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양국 관계의 경계선을 설정하기 시작했다.”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분위기를 뉴욕타임스(NYT)는 이렇게 분석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 기간 내내 자주 화해를 지향하는 듯한 표현을 이어 가며, 무역 등 경제 이익을 중심으로 중국과의 관계 유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비해 1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의 핵심 안보 사안인 대만 문제에 대한 자국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또 미국과 동등한 중국의 지위를 인정하고 공정한 경쟁을 하자고 촉구했다.

● 트럼프 “中, 이란에 무기 안 주기로” vs 中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전쟁”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오전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진행된 차담회에서 시 주석을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이자 ‘친구’로 부르면서 “우리의 관계는 강하다”고 했다. 그는 전날에도 시 주석을 “위대한 지도자”라고 하는 등 여러 차례 치켜세웠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환상적인 무역 합의들을 이뤄냈다. 그것은 두 나라 모두에 훌륭한 일”이라며 무역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이날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정상회담장에 들어온 미국 기업인들을 거론하며 “중국은 그 방에 있던 사람들(기업인들)과 수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중국이 미국 보잉사 항공기 200대를 사기로 약속하고, 미국산 대두 등 농산물도 대량 구매할 거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은 미국산 석유를 구매하길 원한다고 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란 전쟁 장기화 등으로 협상력이 낮아진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CNN은 “항공기 구매나 미국산 농산물 구매 등은 이행하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고, 그사이 언제든 양국 관계에 따라 약속이 파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문제와 관련해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이란에 군사 장비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이는 강력한 발언”이라고 했다. 또 이란이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행료를 부과하는 걸 “시 주석이 좋아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시 주석이 ‘중국이 그 지역(이란)에서 원유를 많이 수입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러길 원한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설득에도 시 주석이 미국의 대(對)이란 압박에 적극 동참하기보다 자국의 원유 수급 등을 우선시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미-이란 전쟁을 “본래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전쟁”으로 표현하며 전쟁의 책임이 미국에도 있음을 시사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 측 발표문에 이란 비핵화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반대에 대한 내용이 없다”며 “시 주석이 정말로 이란 문제와 관련해 (미국을) 돕겠다고 말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 NYT “시진핑 자신감과 권위 새로운 단계 도달”

이번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대만에 대한 레드라인 확인’ 및 ‘강대국 공존’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미국으로 귀국하는 전용기에서 취재진에게 “시 주석은 대만 독립 움직임을 매우 반대하며 그것이 강한 충돌로 이어지는 걸 원치 않는다고 했다”며 “나는 그의 말을 경청했지만 어떠한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중국이 대만 공격 시 미국이 대만을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시 주석이 오늘 같은 질문을 했고 ‘그런 건 말하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또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에 대해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면전에서 대만 문제를 정면으로 압박한 것 자체가 중국이 거둔 전략적 성과란 평가가 나온다. NYT도 “시 주석의 자신감과 권위가 새 단계에 이르렀음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전했다.

특히 중국은 미 정상을 안방에 불러들인 계기를 활용해 미중 무역전쟁 이후까지 고려한 새로운 관계 설정 의도를 보여줬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이나 급속한 핵무기 증강 등 민감한 주제를 피했지만, 시 주석은 “전략적 안정성을 갖춘 건설적 관계”를 내세워 미중 경쟁 구도를 재정의했다는 것. 이는 대만 등 핵심 이익으로 규정한 영역에 대해 더욱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현욱 세종연구소장은 “중국이 안정적으로 미중 관계를 유지하면서 자국의 영향력을 계속 확대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기내 간담회에서 ‘시 주석과 북한 문제를 논의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연락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와는 관계가 매우 좋다. 그는 요즘 조용하다”고 말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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