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사장단엔 ‘先파업’ 고수… 노동장관 면담뒤 대화 재개 시사

5 hours ago 2

[삼성전자 노사 평행선]
전영현 부회장 등 노조 사무실 찾아… 40분간 면담 뒤 빈손으로 돌아가
사장단 18명 “노사문제로 심려 사과”
김영훈 장관, 오늘은 사장단 면담… 이르면 내일 노사 협상 재개 가능성
靑, 긴급조정권 관련 “노사 대화 우선”

삼성전자 사장단과 노조가 15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위치한 노조 사무실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최승호 위원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전영현 부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을 중심으로 40여 분 대화를 이어갔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사장단과 노조가 15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위치한 노조 사무실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최승호 위원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전영현 부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을 중심으로 40여 분 대화를 이어갔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삼성전자 제공
최대 100조 원 손실이 예상되는 초유의 반도체 파업이 가시화되자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연달아 노조 사무실을 찾는 등 각계가 실타래를 풀기 위한 해법 모색에 나섰다. 김 장관은 16일엔 삼성 사장단 면담을 진행하는 등 직접 노사 중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노사가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정부가 21년 만에 ‘긴급조정권’을 발동할지도 파업 사태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삼성 파업 전운 속 17일 노사 다시 만나나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을 비롯해 김용관, 한진만, 박용인 사장 등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 4명은 15일 오후 2시 20분경 경기 평택캠퍼스 내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초기업노조) 사무실을 찾았다. 약 40분간 면담에서 사장단은 파업 전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설 것을 요청했지만 노조 측은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일정 몫의 성과급 지급 제도화를 수용해야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앞서 삼성전자 사장단 18명은 “노사 문제로 국민과 주주, 정부에 심려를 끼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깊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반도체는 24시간 쉼 없이 돌아가야 하는 장치 산업이므로 파업은 결코 안 된다. 고객 약속을 어기면 신뢰 자산을 잃게 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파업 후에 대화하겠다”고 파업 강행 의지를 보인 노조는 이날 오후 노동부 장관 면담 이후 대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사측 교섭위원 교체 등이 이뤄질 경우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16일 예정된 김 장관과 삼성 사측의 면담 결과에 따라 이르면 17일 노사 간 협상 재개 가능성도 점쳐진다.

● 21년 만에 긴급조정권 나오나… 노동계 반발은 변수

노사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영업이익의 일정 몫의 성과급 제도화’를 둔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커 파업 강행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삼성 사상 초유의 반도체 파업에 따른 국가 경제적 손실 가능성이 커지자 정부는 긴급조정권의 법적 요건과 발동 시기 검토 착수에 나섰다.

이규연 대통령홍보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 10명 중 1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1700여 개 협력업체가 있다”며 “절대로 파업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라고 상당한 우려와 걱정의 눈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동조합법상 긴급조정권은 노조 파업이 국민 경제를 해치거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을 때 노동부 장관이 행사한다. 발동 즉시 파업을 30일간 멈추고 현장에 복귀해야 하며, 중앙노동위원회가 직권 조정과 강제 중재에 나선다.

긴급조정권은 2005년 노무현 정부 시절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파업으로 25일간 물류 대란이 빚어지자 행사된 바 있다. 4개월 뒤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 때는 불과 3일 10시간 만에 재차 발동됐다. 당시에도 물류대란이 현실화된 데다 고액 연봉을 받는 조종사를 향한 ‘귀족 노조’라는 싸늘한 여론이 발동 명분을 줬다.

하지만 긴급조정권이 헌법상 단체행동권을 제약한다며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불렀고, 조종사 노조는 행정소송을 제기해 2010년 대법원 판결까지 다퉜다. 이번 삼성전자 노조 파업과 관련해서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14일 성명을 내고 “산업 규모가 크고 국가 경제에 중요하다는 이유로 단체행동권을 제한할 순 없다”고 반발했다.

청와대는 긴급조정권을 실제 행사할지에 대해 노사 대화가 우선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상태다. 이 수석은 “바로 긴급조정권을 발동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했다.

청와대는 삼성전자 노조가 성과급 규모를 영업이익의 일정 몫으로 ‘제도화’해 달라는 요구의 부작용을 심각하게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선언 초기 단계부터 여론이 좋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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