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전반기 국회 가결률 7.5%
여야 극한 대치에 협치 사라져… 1만8473건 중 1397건만 통과
합의한 민생법안도 상임위 막혀… 지지층 보여주기식 발의도 문제

● 극한 대치 일상화, 강성층 보여주기식 법안 급증

이에 따라 가결률은 역대 최저였던 21대 국회에서의 11.5%보다도 크게 낮은 7.5%에 그쳤다. 22대 국회를 여소야대였던 윤석열 정부 시기와 여대야소인 이재명 정부 시기로 구분해 따져봐도 법안 가결률은 각각 7.5%로 같았다.
전문가들은 극한 대치의 장기화로 합의 실종이 일상화된 데서 원인을 찾았다. 윤석열 정부 당시엔 김건희 특검법과 노란봉투법 등을 두고 ‘야당 단독 처리 후 대통령 거부권’ 도돌이표가 이어지자 2025년 예산안 처리 때 민주당이 대통령실 특수활동비를 전액 삭감하는 초유의 극한 대치가 펼쳐졌다. 정권 교체 이후 민주당이 거대 여당이 됐지만 ‘내란 청산’을 내걸고 3대 특검과 검찰·사법개혁 등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여야가 충돌하면서 국민의힘이 비쟁점 민생법안에 대해서도 무제한 필리버스터를 거는 초유의 국회 마비가 반복됐다.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법안들이 쏟아진 점도 가결률이 하락한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을 겨냥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이 발의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 대표적 사례다. 내란 및 외환 혐의 재판에 대해선 법원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해도 재판을 계속하도록 하는 이 법안을 두고는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내란전담재판부의 위헌성을 스스로 인정하는 법”이란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에선 민주당의 내란특별법에 맞서 대통령의 보은성 사면복권을 제한하는 등의 ‘독재방지특별법’을 새로 만들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정치 문화가 강성 지지층 눈치 보기에 쏠린 경향이 있다”며 “법안도 실제 통과보다 일단 강성 지지층 눈에 들기 위한 보여주기식 법안 발의가 많아지며 가결률이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여야 합의 민생법안도 국회 문턱 못 넘어여야 대치로 국회가 마비되면서 민생법안들은 국회 문턱에 가로막혀 있다. 여야 의원들이 공동 발의한 법안조차 상임위 문턱을 못 넘을 만큼 정치 실종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것. 정부가 지난해 9·7대책을 내놓으며 공급 촉진 대책으로 거론한 모듈러 주택 건축 활성화 방안을 담은 ‘모듈러 특벌법’은 지난해 12월 민주당 한준호 의원과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이 공동 발의했지만 아직도 국회 국토위원회에 묶여 있다. 정책서민금융을 확대하는 서민기금안정 법안은 지난해 9월 발의됐지만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은 국회 정무위원회에 8개월가량 묶여 있다.
여야 합의로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도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고 있다. 무공훈장 신청 대상자인 유가족 범위에 손자녀 증손자녀 형제자매 형제자매의 자녀를 추가하는 6·25전쟁 무공훈장 수여법은 지난해 12월 10일 본회의에 올라왔지만 5개월째 묶여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존 국회에선 민생 입법을 먼저 처리하고 정쟁을 후순위로 미루면서 조율하는 식의 합의제가 작동했었지만 22대 국회에선 극한 대치로 협치가 실종됐다”고 진단했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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