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북핵 맞서 5000t급 핵잠서 키워… 美버지니아급 MRO 참여도 고려

4 days ago 7

[“핵잠 2030년대 중반 첫 진수”]
美 버지니아급 크기와 비슷한 수준
트럼프 “美 건조”와 달리 “韓서 건조”
핵 무기화 우려 없게 20%이하 저농축
구체적 제원-성능 美와 협의 필요… 내달 방한 美 대표단과 협상 예정

3000t급 잠수함 ‘신채호함’ 둘러보는 李대통령
이재명 대통령(가운데)이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 잠수함사령부를 방문해 신채호함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신채호함은 한국 기술로 독자 설계해 건조한 세 번째 3000t급 잠수함이다. 이 대통령은 “핵추진 잠수함은 대한민국 자주국방의 핵심 전력이자 세계적인 수준의 안보 역량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제공

3000t급 잠수함 ‘신채호함’ 둘러보는 李대통령 이재명 대통령(가운데)이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 잠수함사령부를 방문해 신채호함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신채호함은 한국 기술로 독자 설계해 건조한 세 번째 3000t급 잠수함이다. 이 대통령은 “핵추진 잠수함은 대한민국 자주국방의 핵심 전력이자 세계적인 수준의 안보 역량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제공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 간에 합의한 조인트 팩트시트(JFS)에서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결정되자 군 안팎에선 그 규모로 5000t급 이상이 거론돼 왔다. 하지만 정부와 군은 핵미사일을 장착한 전략핵잠(SSBN) 건조 등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에 맞서 8000t급 대형 핵잠을 국내에서 개발, 건조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핵잠 개발 기본계획, ‘장보고 N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이르면 다음 달 중순 방한하는 미국 대표단과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 “美 버지니아급 대형 핵잠 국내 개발·건조”

한국형 핵잠은 해군이 작전 운용 중인 도산안창호함(3000t)과 지난해 10월에 진수한 장영실함(3600t)보다 2배 이상 크고, 미 해군의 주력 공격용 핵잠인 버지니아급(7800t)과 비슷하다. 버지니아급 핵잠은 가압경수로(PWR)에 농축도 90% 이상의 고농축우라늄(HEU)을 넣어 동력원으로 삼는다. 핵추진이지만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토마호크 미사일만 갖췄고, 핵장착 미사일은 없다. 한국형 핵잠도 추진체계만 핵동력이고,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탄도·순항미사일을 탑재한다. 버지니아급 핵잠은 수직발사관이 12개이고, 40여 기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장착한다. 한국형 핵잠도 이런 수준의 무장을 갖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국방부가 이날 발표한 한국형 핵잠 개발 계획은 우리 군의 자체 계획이란 점에서 향후 한미 간 실무협의 과정에서 구체적인 제원과 성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한국이 8000t급 핵잠을 개발, 건조할 경우 동급인 버지니아급 핵잠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군은 핵잠의 국내 개발·건조 원칙도 재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 현지 건조를 언급했지만 핵심 전략무기의 자립성과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 또 저농축우라늄(LEU)을 사용하지만 핵연료 교체를 최소화하도록 개발한다고 설명했다. 군은 무기화 우려가 낮은 농축도 20% 이하의 저농축우라늄을 미국 등에서 도입해 핵잠 연료로 활용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 이르면 다음 달 중순부터 한미 핵잠 협의

이 대통령은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 잠수함사령부에서 열린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 회의에서 핵잠 개발 기본계획을 보고받고 핵잠 도입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국내 기술로 독자 설계한 세 번쩨 3000t급 잠수함인 신채호함을 방문해 “핵추진 잠수함은 대한민국 자주국방의 핵심 전력이자 세계적인 수준의 안보 역량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핵잠 특별법’ 등을 통한 사업비 마련 등 후속 조치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핵잠 개발에 총 28조9000억 원가량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이날 핵잠 개발 기본계획을 발표한 것은 한미 핵잠 협상에 속도를 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원자력 협정으로 막혔던 한국의 핵잠 건조를 승인하면서 당초 한미는 올 초부터 후속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미 투자 이행 속도에 대한 불만과 중동 전쟁 여파로 협상이 지연된 가운데, 정부는 11월 치러질 미국의 중간선거 전 핵잠 건조 로드맵을 합의해 정치적 변수에도 핵잠 추진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미국에선 앨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이 수주 내로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해 핵잠 등 안보 분야 후속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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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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