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서울시장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기간 내내 25개 자치구 구청장·시의원·구의원 후보와의 동행 유세에 총력을 기울였다. 각 후보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연설하고, 지역 시장과 거리를 활보하며 주민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시장, 구청장, 지방의원 후보가 한 몸처럼 움직인 배경엔 시장 한 자리만 이겨선 시정을 끌어갈 수 없고, 구청장과 시의회 권력까지 확보해야 일을 추진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선거 ‘원팀 유세’
31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서울시장 캠프가 공개한 공식 일정을 전수 집계한 결과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정원오 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각각 68개, 83개 일정을 소화했다. 대부분의 유세 현장에는 해당 지역구에 출마한 구청장과 지방의원 후보가 동행했다.
정 후보는 이날 구로 강동 송파 서초 서대문 성동을 누볐다. 구로 고척스카이돔 앞 지역 유세 현장에선 장인홍 구로구청장 후보와, 강동구 강동우체국 지역 유세에선 김종무 강동구청장 후보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정 후보는 “강동구에 있는 시의원, 구의원 후보들이 예산적으로 뒷받침해야 강동구가 날개를 달고 갈 수 있다”며 “뜻을 합쳐줄 시의원, 구의원 후보, 민주당을 반드시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오 후보도 현장 유세에 나설 때마다 지역 정치인을 소개했다. 29일 국민의힘 서대문구 지역 후보들과 함께한 신촌 연세로 스타광장 유세에선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후보에 대해 “저하고 기막히게 찰떡궁합”이라며 “서울시 미래는 시의원과, 서대문구 미래는 구청장 및 구의원과 호흡을 맞춰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겠냐”고 외쳤다.
◇의회 못 잡으면 시정 표류
두 후보가 이처럼 ‘원팀 정신’에 매달리는 건 시장 선거를 이기더라도 시의회를 장악하지 못하면 시장이 사업을 추진할 때 난항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5선 시장을 노리는 오 후보는 관련 경험이 있다. 그의 두 번째 시장 임기 때인 2010년 지방선거에서 시의회가 민주당 우위(민주당 79석·한나라당 27석)의 여소야대로 재편되자 시정 운영이 곳곳에서 막혔다. 무상급식을 둘러싼 갈등은 이듬해 주민투표와 시장직 사퇴로까지 이어졌다.
오 후보가 2021년 보궐선거로 시장에 복귀한 뒤에는 민주당이 시의회 110석 중 101석을 차지해 구도가 더 기울어져 있었다. 그해 11월 시의회는 오 시장 역점 사업이던 ‘지천 르네상스’ 예산 75억원의 약 80%인 60억원을 삭감했다. 반대로 2022년 선출된 시의회는 총 112석 중 국민의힘이 76석으로 우위를 점했다. 시의회는 국민의힘 주도로 서울교통방송(TBS),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지원 조례 등을 폐지했다. 오 시장 역점 사업인 한강버스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조례를 개정했는데, 국민의힘 우위인 시의회 구성 덕분에 차질 없이 사업을 전개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은 시의회 재탈환을 노리고 있다. 4선 서울시의원에 도전하는 김인제 민주당 후보는 “시장의 집행력은 의회 구성에 좌지우지된다”며 “이번 선거에서 118석 중 최소 90석을 확보한 다수당이 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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