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출신 통상 전문가…작년 총선 송파을 출마해 낙선
정보 취합하는 핵심 보직에 ‘최측근’ 임명 안해 주목
당초 정진상 거론됐지만 재판 진행 중이라 배제된 듯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열흘 만에 국정상황실장으로 송기호 변호사(62)를 임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상황실장은 대통령실에서 국정운영 총괄 기능을 맡는 핵심 보직으로 통상 대통령의 최측근이 맡아왔다는 점에서 송 변호사의 임명은 파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국정상황실을 확대 개편해 국정운영의 실질적인 컨트롤타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국정상황실장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송 변호사는 이날부터 대통령실로 공식 출근해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과 가까운 보좌진 일부도 국정상황실 행정관급으로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상황실장은 국정원·검찰·경찰 등에서 올라온 각종 정보를 취합해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자리로 청와대 내에서도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서 문 전 대통령의 복심인 윤건영 의원이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임명돼 2년 8개월여간 근무했다. 최근 대통령실 내에서도 “국정상황실장이 없어서 업무 분담이 안 된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로 비중이 높은 자리로 꼽힌다.
송 변호사는 전남 고흥 출신으로 서울대 무역학과를 나와 변호사가 된 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국제통상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한미 FTA 협정문의 오류를 지적하는 등 진보 진영의 ‘한미 FTA 저격수’로 꼽혀왔다. 가습기 살균제 손해배상 소송,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 비서실 문서 정보공개 소송, 박근혜 정부 한일 위안부 합의 문서 정보공개 소송,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현지 조사 결과 정보공개 소송 등 공익 변호사 활동도 진행했다.2017년 더불어민주당 상대적으로 열세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송파구을 지역위원장을 맡았고, 2024년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과 맞붙어 낙선했다. 최근에는 민주당에서 ‘트럼프 행정부 관세정책 대응을 위한 통상안보 태스크포스’(TF) 위원을 맡아 활동했다.
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는 “최측근 인사가 아닌 송 변호사를 국정상황실장에 임명한 것 자체가 정실 인사를 배격한다는 증거”라며 “통상 전문가로서 국제법에 능통하고 당내에서 각종 TF 활동을 통해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송 변호사가 민주당의 수도권 열세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송파을에서 오랜 기간 지역위원장을 맡아 헌신한 점도 인선에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도 2024년 총선 당시 서울 송파을 송 변호사 지원 유세에 나서 “민주당의 국제통상 전문가”라고 소개한 바 있다.당초 국정상황실장으로는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거론됐으나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이 대통령의 복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강위원 더민주혁신회의 상임고문 역시 전남도 경제부지사로 임명되면서 후보군에서 자연스럽게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동아일보 단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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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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