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0.81%
대기업 4배 수준으로 치솟아
원화값 하락·고물가 직격탄
국내 기업 대출 시장의 건전성이 극명한 'K자형'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은 재무 안정성을 한층 강화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는 대출 규모와 연체율이 10여 년 만에 최악 수준으로 치솟으며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이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기업 규모별 은행 기업대출 및 연체율'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대기업은 대출 잔액이 297조7000억원, 연체율이 0.22%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중소기업은 대출 잔액이 1079조7000억원, 연체율은 0.81%를 기록했다. 또 개인사업자는 대출 잔액이 459조6000억원, 연체율이 0.71%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의 합산 대출 잔액이 1539조3000억원에 육박했다. 특히 이들의 연체율은 대기업보다 3~4배 높아 금융권 전반의 부실 뇌관으로 부상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원리금 상환 기일을 넘긴 채권 비율로, 금융사의 건전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15년 전인 2011년과 비교하면 기업대출 규모는 2~3배 팽창했으나, 연체율은 전반적으로 하향 평준화됐다. 2011년 1분기 기준 연체율은 대기업 0.6%, 중소기업 1.33%, 개인사업자 0.81%였다. 다만 당시가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와 유럽 재정위기(2012년) 사이의 경기 하방 국면이었음을 감안하면 최근의 연체율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는 평가다.
세부 지표를 보면 개인사업자의 건전성 악화가 두드러진다. 현재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2013년 1분기(0.76%) 이후 11년 만에 최악 수준이다. 중소기업 역시 2016년 1분기(0.85%) 이후 가장 가파른 연체율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기업은 팬데믹 직후인 2022년 1분기 일시적으로 연체율이 상승했으나, 이후 꾸준히 관리하며 0.2%대 안정세를 유지 중이다. 반면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는 연체율이 0.7~0.8% 선을 넘어서며 대기업과의 건전성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중동 분쟁에 따른 고환율과 공급망 충격의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1% 선에 육박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중소기업정책연구실장은 "지난 3월 발생한 중동 전쟁 여파와 경기 침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악재가 누적되면서 중소기업들의 연체율 관리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위기 해소를 위해 이달 초 '고환율 등에 따른 경영애로 중소기업 긴급 지원 방안'을 확정했다.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15조원 규모 대출·보증 등 금융 지원 확대가 골자다.
하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개인사업자 간 경영 지표 양극화를 해소할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김승수 의원은 "우리 경제는 소수 대기업 의존도가 높아 개별 기업의 리스크가 국가 전체로 전이될 위험이 크다"며 "대기업은 호전되는 반면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는 갈수록 악화하는 역설적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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