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반도체 힘"…'9천피' 돌파하더니 깜짝 전망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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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반도체 힘"…'9천피' 돌파하더니 깜짝 전망 나왔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신호와 함께 미 증시는 하락했지만 코스피는 달랐다. 반도체 기업의 실적 기대감이 계속 커지는 가운데, 정부의 상법 개정 등 밸류업 노력이 맞물리면서 '코리아디스카운트'가 비로소 해소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5% 상승한 9063.8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세가 나타나면서 '9천피' 고지를 밟았다. 지난달 26일(8047.51) '8천피'를 기록한 지 20여일만에 체급이 한단계 더 높아졌다. 이날 장중 고점은 9106.07이었다.

코스피는 이날 우려 속 출발했다. 간밤 케빈 워시 Fed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연내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등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스탠스를 취하면서 나스닥종합지수(-1.34%), S&P500(-1.21%) 등 미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놀라운 반도체 힘"…'9천피' 돌파하더니 깜짝 전망 나왔다

하지만 중동전쟁이 종전 합의에 이르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난데다,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던 반도체주 급등세가 이날도 이어지면서 '9천피' 돌파의 동력이 됐다.

이날 SK하이닉스는 6.51% 오른 268만5000원에 마감했다. 장중 270만닉스 고지를 밟으면서 신고가도 새로 썼다. 삼성전자는 4.62% 오른 36만2500원이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메타와 테슬라를 제치고 글로벌 시총 톱10에 복귀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9천피를 넘어서면서 작년 말 대비 상승률은 115.08%까지 높아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반도체 기업의 이익 기대치가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는데다, 정부의 상법 개정으로 인한 밸류업 효과가 더해지면서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병폐였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가 해소 국면에 진입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경제신문이 올해 1~5월 '삼전닉스'를 제외한 코스피 기업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을 분석한 결과 홍콩 항셍지수(연간 기준)와 영국 러셀지수(5월 기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익 추정치가 급증해 상대적 저평가를 받고 있는 '삼전닉스'의 선행 PER이 키맞추기에 성공하면 코스피지수는 '1만피'를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무일 트러스톤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는 "코스피 시장 내 기업 이익의 질은 우수하고, 밸류업 등 정책은 체감할만큼 좋아졌다"며 "단기성 자금의 쏠림 현상만 해소된다면 디스카운트가 아니라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지수를 둘러싼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일본은행(BOJ)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31년만에 연 1%까지 올렸고, 미 중앙은행(Fed)과 한국은행은 연내 금리인상 신호를 강하게 발신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코스피가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 '9천피' 고지에 오른 것은 상승의 원동력이 됐던 반도체 기업의 이익 모멘텀이 더 강해지면서 긴축 우려를 뚫어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목표주가도 큰 폭 상향되면서 반도체 산업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반도체 관련주만 급등

코스피지수가 9천피를 넘어선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승을 기록한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102개에 불과했다. 지수는 2.25% 상승했지만 771개 종목이 하락하는 등 반도체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한 쏠림현상이 극심했다.

삼성전자가 4.62%, SK하이닉스가 6.51% 상승하면서 9천피 달성을 이끌었다. 두 회사의 지분가치로 주목받고 있는 삼성생명(4.92%)과 SK스퀘어(6.52%)도 삼전닉스와 비슷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전닉스' 쏠림이 두드러지는 것은 두 기업의 실적 전망이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정보 서비스인 에픽AI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61조1172억원, 내년 486조604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한달 전에 비해 각각 4.36%, 9.89% 컨센서스가 높아졌다. SK하이닉스도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달 전에 비해 3.07% 증가한 261조6263원으로, 내년은 8.12% 더 높은 377조2663억원으로 상향됐다.

글로벌 기업의 시가총액을 비교하는 컴패니즈마켓캡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달러 환산 시총이 1조5620억달러로 집계돼 테슬라(1조4880억달러)와 메타플랫폼즈(1조4400억달러)를 제치고 톱10에 복귀했다.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SK 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SK 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SK하이닉스는 HBM4E 샘플 공급 소식과 최근 미국 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추진하면서 주주 가치 훼손을 막기 위해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정책을 예고하면서 주가 상승폭이 더 커졌다. 삼전닉스 외에도 반도체 기판 등을 생산하는 삼성전기(8.27%)와 LG이노텍(2.80%) 등 반도체 생태계를 중심으로한 주가 상승세가 뚜렷했다.

외국인투자자가 1조4286억원 순매수하면서 9천피 달성을 이끌었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6890억원)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삼성전기(988억원), SK하이닉스(949억원), SK스퀘어(539억원), 삼성생명(373억원) 등이 5위권에 포진했다.

반면 이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기업의 주가가 하락했다. 현대차(-2.75%), LG에너지솔루션(-3.85%), HD현대중공업(-3.25%) 등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 중 21개가 파란불을 켰다.

마이크론도 목표주가 상향

반도체주 강세는 지수가 하락한 미국 시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간밤 나스닥종합지수가 1.34% 하락한 상황에서도 마이크론은 2.20% 상승해 1043.19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도이체방크는 마이크론 목표주가를 1000달러에서 1500달러로 높였다. "메모리 가격의 강세를 고려할 때 실적 전망이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브로드컴은 주가가 4.30% 상승해 392.90달러를 기록했다. JP모간은 "고성능 AI칩 출시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580달러까지 높여 잡았다.

이같은 반도체 분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코스피 지수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이익 증가세가 코스피 '1만피'를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반도체 업종의 이익 전망 상향 등을 근거로 올해 코스피 전망치를 8800에서 11,500으로 올려 잡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전형적인 실적·정책 장세"라며 "12개월 선행 EPS(주당순이익)이 꺾이기 전까지 코스피 상단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진규/배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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