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국회의장회의에 남북한 국회의장이 최초로 모두 참석하게 되면서 두 의장이 만날 가능성이 생겼다. 만약 별도 만남이 성사되면 2018년 이후 7년 만에 남북한 국회 차원의 소통이 이뤄지게 된다.
27일 조선중앙통신은 박인철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최고인민회의 대표단이 제네바에서 진행되는 제6차 세계국회의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6일 평양국제비행장을 통해 출국했다고 보도했다. 최고인민회의는 북한에서 입법부의 역할을 하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번 세계국회의장회의 참석을 계기로 지난 24일부터 루마니아와 스위스를 방문하고 있다. 29일부터 31일까지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국회의장회의에 참석한 뒤 귀국하는 일정이다. 우 의장은 회의에서 메인 토론에 참여할 예정이다.
남북 의장이 세계국회의장회의에서 처음으로 조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개회식과 폐회식, 본회의 때 모든 의장이 한자리에 모이게 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참석은 권고 사항으로, 의장들은 각자 일정에 따라 움직인다.
단순 조우에서 나아가 별도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남북 의회는 지난 2018년 10월 국제의원연맹(IPU) 총회를 계기로 스위스에서 만나 대화했다.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은 제네바 켐핀스키 호텔에서 리종혁 최고인민회의 대의원과 만나 남북 간 의회 회담 개최 등을 논의했다.
다만 현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천명한 상황이고, 이재명 정부가 남북관계 해빙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관련 정책이 추진되지는 않고 있어서 고위급 대화가 이뤄지기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