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대구가톨릭대병원 소속 간호사가 신생아를 자신의 배 위에 앉힌 사진과 함께 “분조장(분노조절장애) 올라오는 중”이라는 글을 개인 SNS에 올렸다. 이어 “낙상 마렵다(시키고 싶다)”, “몇 시냐. 잠 좀 자라” 등 아기를 향한 부적절한 표현을 잇달아 게시해 논란이 됐다. 영상이 일파만파 퍼지며 비난이 커지자 병원 측은 5일 병원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국민 사과 영상을 공개했다. “모든 교직원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더불어 병원 시스템과 조직문화를 점검해 재발 방지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신생아 중환자실에서의 아동학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10월 부산 동래구의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는 간호사가 생후 닷새 된 신생아를 바닥에 떨어뜨려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렸다. 지난해 2월에도 부산의 한 병원에서 간호조무사 등이 생후 19일 된 아기의 귀를 비트는 등 등 학대 행위를 벌인 사실이 드러나 병원 관계자 12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신생아의 경우 의사소통이 불가하고 학대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예방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수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신생아실 안에서 사고나 범죄가 발생했어도 의료진이 고의나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 이상 환자나 보호자는 물론이고 수사기관도 입증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CCTV 설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심경원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 간호사에 대한 인성 검사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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