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잃고 떠난 망명길, 한글로 남겼다…‘서행별곡’ 유일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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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 이건승 후손 이겸주 명예교수에게 기증 받아 강화학파 이건승, 1911년 서간도 망명 직후 141장 한글 가사로 9월 서지·해제 공개…2027년 원문 디지털화 후 공개 ‘서행별곡’.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강화학파 유학자 이건승(1858~1924)이 만주 서간도 망명길의 비통한 심정과 독립 염원을 담아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망명가사 ‘서행별곡(西行別曲)’ 유일본이 최초로 공개된다.국립중앙도서관은 이건승 후손 이겸주 울산대학교 명예교수에게 ‘서행별곡’을 기증받았다고 13일 밝혔다. 내달 서지와 해제를 공개하고, 내년에는 디지털화 작업을 거쳐 누리집을 통해 국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한다.서행별곡은 1910년 한일강제병합으로 국권 상실 후 일제 통치를 거부한 이건승이 망명 직후 이듬해 3월 141장 분량에 비통함을 담은 한글 가사다. 현존하는 친필 유일본으로, 조국을 떠나야 했던 비통한 심정과 나라를 되찾고자 한 의지가 담겼다.1910년 9월22일 망명길에 오른 이건승은 작품을 “어와 이내 몸이 천지간에 생겨나서”라는 구절로 시작한다.작품에는 망명길의 여정과 그에 따른 심경 변화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담겼다. 앞부분에서는 망명을 결심하게 된 계기와 후학을 위한 학교 교육을 일찍 시작하지 못한 아쉬움을 토로한다.서울을 떠나 신의주로 향하면서는 옛 문화유적을 마주한 감회와 서구 문물 유입에 대한 우려를 적었다. 압록강을 건너 만주로 향하는 과정에서는 일본에 대한 두려움과 음식·언어가 다른 이국땅에서 겪는 고통을 털어놓는다.서간도에 도착한 뒤에는 나라를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과 척박한 현실 사이에서 느낀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국립중앙도서관은 “전통적인 유학자가 시대의 아픔을 민족의 글자인 한글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한글에 대한 인식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국립중앙도서관은 서행별곡 외에도 ‘초원담로(草窓談老)’, ‘두시약설(杜詩略說)’, ‘양명문초(陽明文鈔)’ 등 강화학파 학문적 성과를 담은 자료도 기증받았다.[서울=뉴시스]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지금 뜨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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