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연구진 주장…WHO 지정 치명 병원균
24일(현지 시간) CNN은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연구진이 시뮬레이션과 기후 예측 모델을 바탕으로 아스페르길루스의 향후 분포 변화를 분석한 결과, 지구 평균 기온 상승에 따라 이 균류가 북미, 유럽, 중국, 러시아 등 고위도 지역으로 퍼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연구에 따르면 고온다습한 환경을 선호하는 아스페르길루스 플라부스(Aspergillus flavus)는 화석연료 사용이 지속될 경우 16%가량 분포 범위가 넓어질 수 있으며, 북미 북부와 중국·러시아 북부 지역이 새로운 감염 위험지대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아스페르길루스 플라부스는 항진균제 내성이 강하고 사람뿐 아니라 다양한 식량 작물에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공중보건과 식량안보 모두에 위협이 되는 균주로 알려져 있다.세계보건기구(WHO)는 2022년 이 균주를 ‘치명적 위협 병원체(critical fungal pathogen)’로 지정했다.
보다 온화한 기후를 선호하는 아스페르길루스 푸미가투스(Aspergillus fumigatus) 역시 기온 상승과 함께 분포 범위를 점차 북쪽으로 넓혀갈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진은 2100년까지 이 균주의 분포 면적이 약 77.5% 증가하고, 유럽 내에서만 약 900만 명이 추가로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아스페르길루스 균류는 공기 중에 퍼진 포자를 통해 폐에 침투해 ‘아스페르길루스증(aspergillosis)’이라는 치명적인 폐 감염증을 유발한다.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나 호흡기 질환자에게 특히 치명적이며, 치사율은 20~40%에 달한다. 그러나 증상이 열과 기침 등 일반 호흡기 감염과 유사해 진단이 어렵고 치료제도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의료계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노르만 판레인 연구원은 “곰팡이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에 비해 연구가 부족한 분야지만 향후 대부분 지역에서 균류 병원체의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기후 변화가 곰팡이의 생존 온도 범위와 확산 속도를 바꾸고 있으며, 인간의 면역체계가 대응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있다”며 “정밀한 감시 체계와 진단·치료 역량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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