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홀드를 기록한다면 그것은 우리 팀 수비 및 야수들의 도움 덕분일 것이다.”
유의미한 기록을 앞두고 있음에도 ‘헌신의 아이콘’ 김진성(LG 트윈스)은 덤덤했다.
2004년 2차 6라운드 전체 42번으로 SK 와이번스(현 SSG랜더스)의 부름을 받은 김진성은 통산 740경기(740.2이닝)에서 49승 40패 40세이브 149홀드 평균자책점 4.09를 올린 우완투수다. 히어로즈, NC 다이노스 등을 거쳤으며, 2022시즌부터 LG에서 활약 중이다.
특히 2021년 말 NC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은 뒤 본인이 직접 9개 구단 단장, 감독들에게 전화를 돌린 일화는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기도 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당시 김진성의 풍부한 경험과 절실함에 주목했고, 선뜻 그를 품었다.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2022시즌 6승 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3.10을 써냈다. 2023시즌에도 5승 1패 4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2.18을 기록, 지난 1994년 이후 29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1990, 1994, 2023) LG의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2024시즌 성적(3승 3패 1세이브 27홀드 평균자책점 3.97) 역시 훌륭했으며, 특유의 성실함과 야구에 대한 진심 또한 후배들에게 큰 귀감이 됐다.
올해에도 활약은 계속되고 있다. 무엇보다 20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은 김진성의 진가를 볼 수 있었던 일전이었다. 당시 그는 양 팀이 2-2로 팽팽히 맞선 6회초 2사 만루에서 선발 임찬규를 구원 등판했다.
떨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진성은 흔들리지 않았다. 황성빈을 6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7회초에도 안정감은 지속됐다. 한태양을 삼구 삼진으로 솎아냈다. 빅터 레이예스에게는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전준우, 윤동희를 나란히 중견수 플라이로 유도,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1.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이런 김진성의 역투로 분위기를 내주지 않은 LG는 8회말 문보경의 1타점 좌전 적시 2루타로 결승점을 뽑으며 3-2 승전고를 울릴 수 있었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김진성이 6회초 2사 만루를 잘 막아줬다. 덕분에 전체적인 흐름을 우리 쪽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김진성은 포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구원으로 올라가면 타자를 다 삼진 잡아야겠다는 마음가짐”이라며 “결정구로 던질 특정 구종이 강해서가 아니다. 중요한 순간 포크볼을 던진다는 것은 (상대) 타자들도 이미 다 알고 있다. (비결은) 우리 팀 포수들의 리드가 좋은 까닭이다. 특히 (박)동원이는 타이밍 싸움을 잘 걸어준다. 거기에 맞춰 던지기 때문에 결정적인 상황 피안타율이 낮아졌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올 시즌 김진성은 3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42와 더불어 22홀드를 수확,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조상우(KIA 타이거즈·24홀드), 정철원(롯데·21홀드) 등과 홀드왕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단 정작 본인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김진성은 “예전에는 홀드 개수나 홀드왕 타이틀 등에 신경을 쓰고 등판했는데, 올라갔을 때 쫓기는 마음이 들어 이제는 신경쓰지 않는다”며 “정철원 선수, 조상우 선수도 잘하고 있다. 홀드왕 타이틀에는 욕심이 없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 개의 홀드만 추가하면 안지만(전 삼성 라이온즈), 권혁(전 두산 베어스), 진해수(롯데)에 이어 KBO리그 역대 4번째로 통산 150홀드를 달성하게 된다.
그럼에도 김진성은 “150홀드를 기록한다면 그건 우리 팀 수비 및 야수들의 도움 덕분”이라며 “전반기 50경기 소화한 것처럼 남은 후반기에도 전반기처럼 50경기를 출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두 눈을 반짝였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