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0위 상상인저축은행이 금융당국으로부터 강제 구조조정 명령인 적기시정조치를 받았다. 경기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영향으로 저축은행의 건전성이 악화한 탓이다.
금융위원회는 19일 정례회의를 열고 상상인저축은행에 적기시정조치 1단계에 해당하는 경영개선 권고를 의결했다. 적기시정조치는 부실 금융회사에 금융당국이 내리는 강제 조치다. 경영개선 권고, 요구, 명령 세 단계로 나뉜다. 경영개선 권고를 받은 저축은행은 부실채권 처분, 자본금 증액, 배당 제한 등의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상상인저축은행이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건 자산 건전성이 크게 나빠졌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비율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26.71%다. 고정이하 여신은 3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연체됐거나 향후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채권이다.
금융당국이 수도권 대형 저축은행에 적기시정조치를 내리면서 업권 전반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자산은 2조7554억원으로 업계 10위 수준이다. 고객 수는 14만8342명에 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처럼 회사가 파산하는 상황은 전혀 아니다”면서도 “저축은행을 향한 부실채권 매각, 증자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적기시정조치를 받더라도 저축은행의 영업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당국은 이번 조치가 금융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적기시정조치 후보군에 포함됐던 페퍼·우리·솔브레인저축은행은 경영개선 권고를 유예받았다. 부실 사업장 경·공매와 부실채권 상·매각 등을 통해 자산 건전성 지표가 개선됐다는 이유에서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