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적자원(HR) 업계가 인공지능(AI) 도입뿐 아니라 관련 인재 채용에 보수적이라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미국 HR 플랫폼 기업인 딜은 명함관리 앱을 운영하는 리멤버에 의뢰해 국내 HR 담당자 27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의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이 조사는 HR 분야 AI 도입 현황과 관련 인재 채용 계획에 대한 설문을 담았다. 딜은 인스타카트, 오픈AI, 나이키, 쇼피파이, 에르메스 등 기업 3500여곳을 고객사로 둔 HR 서비스 전문사다.
설문 결과 HR 담당자의 61.5%가 HR 업무인 급여, 인사관리, 복리후생, 채용, 규율(컴플라이언스) 등에 AI를 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주로 사용되는 업무는 채용 공고 작성(34.4%), 면접 진행(29.5%), 지원자 이력서 심사(29.5%) 순이었다. 지원자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 AI를 사용한다는 응답은 1.6%에 그쳤다.
AI 전문 인력 도입에도 보수적인 의견이 많았다. 응답자 중 70%가 “가까운 시일 내 AI 전문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채용 계획이 없는 이유로는 AI 전문성 검증 역량 부재(40%), 과도한 연봉(30%), 국내 인력 부족(27.5%) 등이 주로 꼽혔다. 응답자 중 42%는 AI 활용에 대한 지식과 자신감 등이 부족해 국내 기업이 AI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AI 도입에 대한 기대감이 우세했다. AI 도입으로 채용과 데이터 분석 등에서 업무 과정이 개선될 것이란 의견은 응답자의 65.4%에 달했다. 애런 골드스미드 딜 최고제품책임자(CPO)는 “AI에 대해 회의감이나 저항감을 충분히 가질 수 있으나 AI로 문제 해결을 해본 뒤엔 그런 감정이 사라진다”며 “직접적인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AI 도입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