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까지 찾아가서 규탄…무산된 소녀상 철거 시위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직접 현장을 찾고, 서울시교육청과 해당 학교가 대응에 나서며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우익단체의 시위가 일단 무산됐다.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등 극우 시민단체는 소녀상이 있는 서울 성동구와 서초구의 고등학교 인근에서 다음 달 19일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집회하겠다고 신고한 바 있다. 이에 정 교육감은 29일 성동구 M여고를 방문해 비판에 나섰다.

정 교육감은 현장에서 “할머니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우리 학생들의 안전한 학습 환경을 방해하는 집회가 이뤄지는 것이 개탄스럽다”며 “UN이 국제범죄로 정한 것을 두둔하고 옹호하는 행위는 국가와 민족을 넘어서서 인간 존엄성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아울러 “수능 시험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학교 부근에서 이런 시위가 계획되고 이뤄지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행위”라고 말했다. 이후 정 교육감은 소녀상을 살펴보고 목도리를 둘러주기도 했다.

시위 예고에 경찰과 학교도 나섰다. 경찰은 이날 240여명을 투입해 고등학교 인근에 배치했고, 학교 측은 전날 학생들의 안전을 당부하는 가정통신문을 보낸 뒤 이날 하교 동선을 바꿔 인근 중학교 쪽으로 유도했다. 경찰버스 등으로 학교 정문 접근이 차단됐고, 돌발 상황에서의 안전 문제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약 5m 간격으로 경찰들이 배치됐다.

여기에 더해 일부 유튜버와 학생들을 응원하는 이들까지 모이며 오후 3시경 학교 앞에서는 북적이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역사를 잊지 않는 아름다운 그대들이 진정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영웅입니다’라고 쓰여있는 피켓을 들고 나선 김부미 씨는 “극우 단체들이 학생들 앞에 나선다는 뉴스를 보고 학생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집회는 당초 2시로 예고되었지만 결국 해당 단체는 3시가 넘도록 집회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정 교육감은 “국가 공권력과 혈세 낭비를 만들어내는 범죄 행위가 아니냐”고 반문하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교육청이 강력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현재 법적인 조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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