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하정민]佛 사회 위기의 근원… 미테랑의 정년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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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민 국제부 차장 줬다 빼앗는 일은 어렵다. 인간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을 때보다 이미 가진 것을 잃었을 때 큰 박탈감과 분노를 느끼고 저항한다. 교육환경 개선, 생활비 급등 해결 등을 외치는 시위로 나라가 휘청이는 프랑스를 보노라면 많은 행동경제학, 심리학 연구에서 입증된 이 명제가 새삼 떠오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현재 프랑스 국민 약 6900만 명 중 24.6%(약 1700만 명)가 연금 수급자다. 연금의 소득 대체율은 약 72%. 국민 넷 중 하나가 은퇴 후에도 일할 때와 큰 차이가 없는 돈을 받는다. 2025년 국내총생산(GDP)의 약 14%인 4820억 달러(약 641조 원)가 연금 지급에 쓰였다. 교육, 공공서비스 예산 등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많은 이가 ‘연금 대국’의 기원을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1981∼1995년 집권)에서 찾는다. 그는 현대 프랑스 정치 체제가 확립된 ‘제5공화국’이 1958년 출범한 후 처음 등장한 좌파 대통령이다. 집권 다음 해인 1982년 연금 수급 연령을 65세에서 60세로 낮췄다.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도 단행했다. 프랑스 경제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영광의 30년’으로 불리는 장기 호황을 누렸다. 미테랑 전 대통령은 복지 확대가 감당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소수파 출신으로 공산당 등 강경좌파 정당과 연립 정부를 꾸린 그의 상황 또한 진보 정책에 치중하도록 만든 면이 있다. 다만 그는 급격한 고령화를 예측하지 못했다. 1982년 프랑스의 연금 수급자는 전 인구의 약 11%인 약 600만 명에 불과했다. 40여 년 만에 이 수치는 각각 약 2배, 3배로 늘었다. 문제는 이미 낮아진 정년과 후한 연금 혜택이 일종의 성역으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재정 고갈을 우려해 정년을 다시 올리고 연금 수급률을 낮추려는 후대 정부의 시도 때마다 격렬한 총파업과 폭동이 뒤따랐다. 2026년 위기의 책임을 수십 년 전 정치인에게 지우는 것이 과할지 모른다. 2017년부터 집권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감세 정책을 문제 삼는 이도 있다. 다만 미테랑 전 대통령의 정년 하향 후 44년이 흘렀음에도 프랑스의 은퇴 연령은 아직 62세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를 64세로 2년 더 연장하려 했지만 각계의 반발로 실패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정년 연장안의 시행을 2028년 1월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내년 4, 5월 대선에서 정년 연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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