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박훈상]임광현 비서실장은 쓴소리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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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상 정치부 차장 ‘쓴소리.’ 임광현 대통령비서실장이 내세운 키워드다. 임 실장은 임기 첫날인 15일 “직급에 관계없이 국가와 민생을 위해 쓴소리를 전할 수 있도록 비서실장실에 익명 제안 창구를 설치하라”고 지시했다. ‘쓴소리 창구’가 비서실장 1호 지시다. 그는 19일 ‘직원과의 대화’에서도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옳은 말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야권에선 임 실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 사건 변호를 맡았던 이승엽 변호사와 처남 매형 사이라며 ‘대장동 패밀리 보은 인사’라고 비판한다. 이런 시선을 의식해 쓴소리 카드를 내민 것일까. 강훈식 초대 비서실장이 지난달 21일 전격 사의를 표명한 뒤 청와대와 민주당 안팎에선 현역 중진 의원부터 원외 인사까지 후임 하마평이 무성했다. 후보군 이름은 제각각이었지만 주문은 하나로 모였다. 이 대통령에게 쓴소리할 수 있는 인사가 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40% 안팎을 맴도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에게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고 가감 없이 직언할 수 있는 비서실장이 필요하다는 요구였다. 이 대통령은 23일간 장고 끝에 임 실장을 택했다. ‘임광현’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생중계 국무회의’에서 목격한 이 대통령의 질책과 칭찬이 떠올랐다. 이 대통령은 1월 국무회의에서 당시 국세청장이던 임 실장이 국세 외 수입 체납액 징수를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하자 “어느 세월에 국회 입법이 될지 모른다. 그때까지 기다리실 거냐”고 질책했다. 임 실장은 이후 체납 징수를 밀어붙였다. 역대 개인 고액 체납 1위 ‘선박왕’ 권혁 시도그룹 회장은 15년간 체납했던 4000억 원을 내겠다고 꼬리를 내렸다. 이 대통령은 임 실장을 여러 차례 공개 칭찬했다. 하지만 국세청장과 비서실장은 완전히 다른 자리다. 국세청장 출신을 비서실장에 기용한 전례가 없는 것도 두 자리의 간극을 보여준다. 국세청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조세 정의를 실현하면 된다. 반면 비서실장은 국민을 향한 대통령의 눈과 귀 역할을 하면서 국정을 함께 설계하는 자리다. 대통령에게 ‘그건 아닙니다’라고 말할 줄 아는 레드팀이 돼야 한다. 이 대통령은 최근 수사·기소 기관 수장들의 정례적인 국무회의 참석에 대한 비판에 “제미나이에게 물어봤다”면서 ‘위헌적 억지’, ‘궤변’, ‘위험한 발상’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인공지능(AI) 모델은 묻는 사람 의도에 맞춰 대답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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