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가 가상화폐 유통량 공시 오류에 이어 대규모 해킹 사건으로 다시금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렸다. 긴급 대응 조직을 구성하고 거래 정상화와 재발 방지책을 약속했지만, 위메이드를 바라보는 자본시장의 시선은 곱지 않다.
17일 위메이드 위믹스재단은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컴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87억5000억원 상당의 위믹스코인 탈취 피해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사건 경위 공유와 향후 조치 방향을 발표했다.
앞서 위메이드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월 28일 악의적인 외부 공격으로 약 865만4860개의 위믹스코인이 비정상 출금됐다고 공지했다. 금고 역할을 하는 볼트가 외부 공격을 받으면서다. 공격자의 지갑으로 이동한 위믹스코인은 전량 매도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격자는 위믹스재단 내부 네트워크에 침입해 서버 권한을 탈취하는 방식으로 해킹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개발자가 공용 저장 매체에 업로드한 자료가 유출되면서 대체불가토큰(NFT) 플랫폼의 시스템용 인증키 탈취가 이뤄졌다는 추정이다. 현재 위믹스코인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로부터 거래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위믹스재단은 인증키를 교체하고 인프라를 이전했다. 그리고 보안 시스템 업그레이드와 거래 모니터링 강화, 시스템 암호화 수준 개선, 다중 서명 시스템 재구축, 보안 전문가 확대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박관호 위메이드 회장도 오너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4일 100억원어치의 위믹스코인을 사들여 소각하는 바이백을 진행했다. 또 160억원 가치에 해당하는 위믹스코인을 추가 매수할 방침이다. 피해액을 웃도는 규모다. 이를 통해 오는 21일 서비스를 재개하겠다는 목표다.
해킹 사실 안내가 늦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은폐를 하려던 의도가 아니라 추가 공격에 대한 패닉을 우려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킹 사건이 발생한 날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에 고소장을 접수한 것과 15차례에 걸쳐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에 자산 동결 조치를 요청한 것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김석환 위믹스재단 대표이사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이번 사태로 큰 고통을 겪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공격자가 내부자든 외부자든 끝까지 추적해 밝혀내고 응당한 조치를 취하고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위메이드 경영진에 대한 비판은 끊이지 않는다.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온라인상에서 “위메이드가 또 코인 때문에 난리 났네”, “감당 못 하는 사업이면 접는 게 맞다”, “코인은 해킹 위험이 제일 커서 대비에 소홀하면 안 된다”, “회장이 매수하길래 따라서 산 사람도 있었을 텐데”, “코인 복구에 돈 쓰다가 게임 질이 낮아지면 어쩌나” 등 다양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로 위메이드는 2022년 12월 유통량 계획 정보와 실제 유통량에 차이가 있어서 상장 폐지된 바 있다. 이후 시정조치를 통해 2023년 12월 코인 회수·복구를 마친 뒤 업비트를 제외한 주요 거래소에 재상장했다.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는 위믹스 유통량 조작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재판을 받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