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가 자국 핵심 에너지 시설을 이란의 공격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전쟁 초기 이란과 은밀한 거래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카타르가 지난 2월 말 미-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되자 이란 측에 “라스라판 LNG 생산시설을 공격하지 않으면 자체적으로 가스 생산을 중단할 수 있다”는 제안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라스라판은 전 세계 가스 공급량의 약 5분의 1을 담당하는 세계 최대 LNG 생산 거점으로, 카타르 국가 경제의 핵심 자산이다. 이란은 전쟁 내내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 산유국 에너지 시설 타격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을 급등시키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카타르의 제안은 이란 입장에서 직접 공격 없이도 원하는 전략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논리였다.
중동 지역 안보 당국자들은 카타르가 이란 측에 “우리를 공격하지 않아도 원하는 전략적 효과는 달성될 수 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WP에 전했다. 이 같은 접촉은 통신 감청 등 정보 분석을 통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카타르의 제안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후 정황을 볼 때 양측 간 일정 수준의 암묵적 이해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WP는 짚었다. 실제로 카타르는 전쟁 발발 사흘째 라스라판 시설 가동을 전격 중단했다. 카타르는 당시 이를 “군사 공격 위험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WP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시설에서 직접적인 피해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카타르의 물밑 접촉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란은 자국 최대 가스전 사우스 파르스가 이스라엘 공습으로 타격을 입자 보복 차원에서 지난 3월 18일 라스라판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고, 일부 설비가 파손되며 국제 에너지 시장에 충격을 줬다. 카타르는 피해 복구에 “3~5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타르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카타르 정부는 WP에 “라스라판 가동 중단은 전적으로 시설 안전과 인력 보호를 위한 결정”이라며 “이란과 공모해 이란의 이익을 위해, 또는 전쟁 흐름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결정을 내렸다는 주장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이번 의혹이 자국의 종전 중재 노력을 훼손하고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흔들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카타르의 이란 접촉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로 인해 양국 관계에 즉각적인 균열이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타르는 이번 전쟁 국면에서도 미국과 이란 양측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종전 협상 진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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