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종전 MOU 끝"
이란, 하메네이 장례식 치르며
반미 결집 최고 수준 끌어올려
연일 상선·미군기지 공격나서
경제·군사 총동원하던 트럼프
이란 고집에 협상 중단 초강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가 끝난 것 같다"고 밝히면서 미국과 이란 간 후속 협상이 사실상 결렬될 위기에 처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앞서 미국과 이란이 상호 공격을 주고받은 것을 감안하면 휴전에서 다시 전쟁으로 국면이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이란과 종전 MOU가 끝난 것 같다. 협상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옆나라' 튀르키예를 방문한 시점에 미국은 대이란 압박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란도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으로 '반미 결집'을 도모한 직후라 사태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이날 이란산 원유와 석유화학 제품 등의 생산과 판매를 허용했던 60일짜리 일반면허를 폐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6월 22일 발급된 이 면허는 8월 21일까지 60일간 이란의 에너지 수출 길을 열어주는 내용을 담고 있어 평화 협상 양해각서(MOU)의 핵심 사안이었다.
이란이 3척의 상선을 공격한 데 이어 미국이 보복 공습과 대이란 제재 복원으로 대응하면서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이 또다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이날 오만 해안 인근에서 한 선박이 미확인 물체에 맞아 화재가 발생했고, 다른 유조선은 발사체 충돌로 선체 구조물이 손상됐으며, 또 다른 배는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란 당국은 선박 공습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주변국들은 이란을 공격의 배후로 지목한 상태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이란군의 부당한 공격은 휴전 협정을 명백하고 위험하게 위반하는 행위이며 항행의 자유를 저해한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는 8일 미군의 공격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란은 미국의 조항 위반에 따른 결과를 엄중히 경고하며, 국익과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단호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는 앞서 미국이 이란산 원유 판매에 대한 제재 면제를 철회한 것에 대해 종전을 위한 '이슬라마바드 MOU'를 위반했다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미국이 져야 한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이익과 안보를 수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이 발표된 직후 이란은 미군 기지가 있는 바레인과 쿠웨이트를 타격하며 즉각적인 보복에 나섰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성명에서 바레인과 쿠웨이트에 있는 미군 시설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IRGC는 "이번 침략에 대한 초기 대응으로 IRGC 해군과 항공우주군이 미사일과 드론 작전을 합동으로 수행해 두 국가 내 주요 미군 시설 85곳을 타격했다"고 밝혔으며, 미군의 MQ-9 드론 1대도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바레인과 쿠웨이트는 이날 새벽 방공망 등을 동원해 대처에 나섰다. 쿠웨이트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방공망이 적대적인 미사일·드론 공격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레인 내무부도 비슷한 시기 공습경보를 발령하고, 시민들이 가장 가까운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제 원유 수송의 주요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공습이 잇따르자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유가를 끌어올렸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4.16달러로 전장 대비 3.01% 오른 데 이어 8일에는 장중 76달러를 넘어섰다. 이 같은 상승률은 지난 6월 1일 이후 최대 수준이다.
[김슬기 기자 /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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