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명복을 빈다. 매 경기 기도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뛰겠다.”
맹타를 휘두르며 NC 다이노스의 3연패 탈출을 견인했음에도 박건우는 웃지 않았다.
이호준 감독이 이끄는 NC는 5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홍원기 감독의 키움 히어로즈를 7-5로 눌렀다.
5번 타자 겸 중견수로 나선 박건우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그는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하며 NC 승리에 앞장섰다.
2회초 2루수 땅볼로 돌아선 박건우는 NC가 2-3으로 뒤지던 3회초 2사 3루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상대 선발투수 우완 김윤하의 6구 145km 패스트볼을 공략해 1타점 좌전 적시 2루타를 날렸다.
기세가 오른 박건우는 3-3의 스코어가 이어지던 5회초에도 안타를 생산했다.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우완 불펜 자원 김선기의 4구 140km 패스트볼을 받아 쳐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를 때렸다. NC가 6-5로 근소히 앞서던 6회초 1사 1, 3루에서는 키움 우완 불펜 원종현의 2구 147km 패스트볼을 통타해 중견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날리기도 했다.
이후 박건우는 9회초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4타수 2안타 2타점이었다.
경기 후 이호준 감독은 “타선에서 득점 기회가 있을 때 집중력을 발휘하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면서 “특히 (박건우를 비롯한) 고참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경기를 잘 이끌어 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2009년 2차 2라운드 전체 10번으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은 뒤 2022시즌부터 NC 유니폼을 입고 있는 박건우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다. 지난해까지 통산 1256경기에 나서 타율 0.327(4319타수 1414안타) 123홈런 677타점 9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83을 써냈다.
그리고 박건우는 이날도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NC 타선을 이끌었다. 단 아직 타격감은 정상이 아니라고.
박건우는 “현재 타격감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상태”라며 “득점이 가능한 상황에서는 주자를 불러들이는데 집중했다. 훈련을 통해 최대한 빨리 타격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NC는 전날(4일) 키움에 당한 1-5 패배를 설욕함과 동시에 3연패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이처럼 소중한 승전보를 일궈냈음에도 박건우를 비롯한 NC 선수들은 표정이 어두웠다. 지난 3월 29일 창원 NC-LG 트윈스전에서 창원NC파크 구조물이 추락해 관중 세 명이 다치고 이 중 한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까닭이었다. 이로 인해 NC 선수들은 승리 직후 마운드에 모여 묵념하며 하늘로 떠난 팬을 추모하기도 했다.
박건우는 “이번 사고로 돌아가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매 경기 기도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다짐했다.
[고척(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