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정현우는 개막 후 3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제 몫을 해냈다. 등판을 거듭할수록 투구내용이 좋아지고 있다는 점도 기대를 키운다. 사진제공ㅣ키움 히어로즈
키움 히어로즈 좌완투수 정현우(19)는 올해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 받은 특급 유망주다. 대만 가오슝 2차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안정감을 자랑하며 일찌감치 팀의 4선발로 낙점됐다.
정규시즌에는 데뷔전이었던 3월 2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무려 122구를 던지며 뜻하지 않게 주목을 받았다. 5이닝 동안 8안타 7사사구 4탈삼진 6실점(4자책점)으로 팀의 17-10 승리를 이끌고 첫 승을 따냈지만, 투구 내용은 분명 아쉬웠다.
2번째 등판이었던 6일 고척 NC 다이노스전에선 5이닝 4안타 1홈런 5사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내용이 한결 나아졌지만, 여전히 제구는 다소 불안했다. 결과도 패전이었다. 한번 찾아온 고비를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투구수도 101구로 여전히 이닝당 20구가 넘었다.
그러나 1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선 달랐다. 5이닝 동안 7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팀의 6-2 승리를 이끌고 2승째를 따냈다. 개막 3경기 연속 5이닝 이상을 투구한 것도 좋았지만, 투구수가 84구로 크게 줄어든 데다 볼넷이 1개뿐이었던 점 역시 앞으로 기대를 키우기에 충분했다. 직구 의존도를 줄이고, 슬라이더와 포크볼의 비중을 높인 전략이 통했다. 직구 최고구속도 147㎞까지 나온 덕분에 변화구의 위력도 한층 더 배가했다. 키움이 기대했던 완성형 투수의 면모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정현우가 올 시즌 3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2승무패, 평균자책점(ERA) 4.80, 11탈삼진, 13볼넷이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2.13)과 피안타율(0.317)도 여전히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등판을 거듭할수록 내용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신인 선발투수에게 기대하는 ‘로테이션만 돌아주는’ 역할 이상을 해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키움 선발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지 않다. ‘원투펀치’ 케니 로젠버그(2승2패・ERA 4.13), 하영민(2승2패・ERA 4.95)과 더불어 기대되는 선발투수로 올라선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을 만하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로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다면 목표로 삼았던 신인왕 경쟁도 충분히 가능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