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큐브 특별전 참석차 방한
“韓창작자, OTT로 많이 가 영화 위기
日은 변화 느린 덕에 휩쓸리지 않아”
일본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63·사진)는 29일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에서 자신의 근황을 이렇게 밝혔다. ‘폭싹 속았수다’는 그가 연출했던 영화 ‘브로커’(2022년)에 출연한 아이유가 주연을 맡았다. 고레에다는 “주변에서 ‘빨리 봐라’고 해서 막 1화를 보기 시작했다”면서 “작품 소감은 다음에 물어봐 달라”며 웃었다.
고레에다 감독은 영화 ‘아무도 모른다’(2004년)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년), ‘어느 가족’(2018년) 등으로 세계적으로 팬층이 두껍다. 이번 방한은 씨네큐브 개관 25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특별전’ 참석을 위해 이뤄졌다. 지난해 2월 영화 ‘괴물’(2023년) 홍보 이후 1년 2개월 만의 방한이다. 고레에다 감독은 “오늘 점심으로 간장게장을 먹을 정도로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며 “내 작품 13편을 한 영화관에서 한꺼번에 상영하는 건 제게도 특별한 경험”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제기된 한국 영화 위기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주목했던 젊은 여성 감독들의 후속작이 나오지 않아 아쉽다”며 “한국에선 젊은 창작자들이 영화계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쪽으로 많이 옮겨 간 것 같다”고 진단했다.‘포스트 박찬욱’이 아직 잘 드러나지 않는 한국과 달리, 하마구치 류스케(47) 등 ‘포스트 고레에다’가 등장한 일본 상황에 대해서는 “일본은 변화가 느린 덕분에 영화계가 OTT에 휩쓸리지 않았다. 극장을 지키려는 힘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답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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